“협업 없다면 결국 치킨게임...다층 협력·토털솔루션 해법” [헤럴드 기업포럼 2023]
정부·기업간 초협력 뒷받침 공감
토털 솔루션, 협업 지속 가능성 ↑
“수소버스 사업과 관련 지금 현대차와 소통하고 있는데 이런 과정이 없으면 기업 간에도 결국 치킨게임이 발생하게 됩니다. 정부가 인프라를 제공하고, 민간이 안정적인 비지니스 모델을 구축하면 이후 외부 투자자로부터 지원을 받는 협업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권형균 SK E&S 수소부문장)
“소형모듈원전(SMR) 제작을 위해 미국의 SMR 설계 1위 기업인 뉴스케일과 다층적으로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지분 투자 등을 통해 양사가 전략적 사업 파트너십을 맺었고, 최고 경영진부터 실무그룹까지 다각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구축했습니다.” (송용진 두산에너빌리티 전략/혁신부문장)
헤럴드 창사 70주년을 맞아 1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헤럴드 기업포럼 2023’이 500명 넘게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협업의 시대, 기업의 길’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 함께한 주요 참석자들은 “전세계적 복합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방안인 다자간 협력을 위한 폭넓고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고 호평을 쏟아냈다. 특히 각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 간의 ‘초협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장이 큰 공감을 얻었다.
이날 포럼의 주요 화두 중 하나는 파운드리였다. 파운드리는 주로 반도체 산업에서 쓰는 용어로, 설계 업체로부터 제품 제작를 의뢰받아 위탁생산하는 기업을 뜻한다. 설계 기업과 생산 기업 간 긴밀한 협업과 소통이 무엇보다 필수적인 분야다. 아울러 반도체 이외에도 SMR과 바이오 등 다른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정기봉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부사장은 “현재 삼성 파운드리의 생태계 확장이 본격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첨단 패키지 협의체인 ‘MDI(멀티 다이 인터그레이션) 얼라이언스’를 공식 발표했다. EDA(전자설계자동화), IP(설계자산), 기판 테스트 디자인 서비스, 메모리, 후공정(OSAT) 등 각 분야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파트너들이 얼라이언스를 통해 참여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MDI 얼라이언스를 통해 고객사는 칩 제작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면서 “오늘 헤럴드 기업포럼의 주제인 ‘협업의 시대, 기업의 길’과도 부합하는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송용진 부문장은 “파운드리 분야의 성공을 위해서는 ▷설계에 대한 이해 ▷차별화된 제조 역량 ▷강력한 공급망 생태계 구축 등 3가지 조건이 필수적”이라면서 “미국 파운드리 기업들도 두번째와 세번째 조건까지 모두 갖추기가 어려운 상황인데 국내 기업들은 이런 점에서 충분히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공적인 협업을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신재원 현대차그룹 AAM본부장(사장)은 “시장친화적인 성격을 많이 띠는 미국 정부도 2050년까지 넷제로(탄소중립)를 달성하기 위해 모빌리티 기업과 협업을 시도하기 시작했다”면서 “기업은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제약이 되는 규제 문제를 해소하고, 정부는 교통체증과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승돈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개발센터장은 “2030년까지 신차의 50%를 전기차, 그 이상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배터리 생산량이 지금보다 9배는 성장해야 한다”면서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이 10%인 현재 우리나라 상황에서 중국처럼 신차의 30% 이상을 전기차로 전환하려면 인프라와 연구개발(R&D) 분야에서 정부와 기업 간 활발한 협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석회 에코프로씨엔지 대표이사 역시 “배터리 원료 분야에서는 리튬 광산을 가진 국가들이 대부분 자원을 국유화하면서 향후 추가적인 자원 공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면서 “각국이 자원민족주의 기조로 기업의 활동을 제한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정부가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을 도와주지 않으면 (해당 기업들이) 수익을 내고 사업을 영위하는 게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한정된 분야가 아닌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도 지속가능한 협업의 필수적인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정재훈 맥킨지앤드컴퍼니 파트너는 “일례로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서 우리 기업들이 후공정 기술 역량에만 집중할 경우 해외 기업들의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 전략으로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면서 “산업 전반에서 협업을 통해 ‘토털 솔루션’을 고객들에게 제공해야만 해당 사업의 지속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역설했다.
정 파트너는 “국내에서 성공한 기술이라고 해도 해외에 진출할 때 공급망이 부실한 상황이면 사업 실행 자체가 지연될 수 있기 때문에 가치사슬 전반에 생태계를 먼저 구축하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해외 진출 과정에서 수출이나 해외판매법인 확장 등의 방식에 그치지 않고 조인트벤처(JV) 설립이나 인수합병(M&A)을 통해 외부에서 동력을 얻는 전략도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양대근·김성우·심아란 기자
bigroot@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마지막 통보 같았다"…김용호, 강용석과 마지막 통화서 무슨말?
- 서희원 前 남편 “여전히 사랑한다” 고백…재결합 요구
- “뿌린대로 거둔다·치얼스”…故 김용호에 ‘조롱·독설’ 논란
- [영상] “의자가 변기인 줄…” 술집서 바지 내리고 소변 본 만취女 처벌은?
- 이재은 "성인영화 출연 아버지 빚 때문…결혼 후 엄마와 7년 절연"
- “킁킁, 비싼 냄새”, “시골서 온 사람들 같아”…강남구 홍보 영상 ‘조롱’ 논란
- 피프티 피프티 "감시·통제속 활동…실체 공개하겠다"
- 혼전임신 직원에 “애비없는 애”·“밥순이”…‘막말’ 복지부 공무원
- '조재현 딸' 조혜정, 몰라보게 달라진 근황…유지태와 단편 영화 촬영
- “영숙이 출연료 이 정도였어?” 욕먹는 일반인 연애, 왜 포기 못하나 했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