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다음은 미래항공모빌리티...대중화 시대 도래할 것” [헤럴드 기업포럼 2023]

2023. 10. 1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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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원 현대차그룹 사장
내연기관→전동화로 바꾸는 혁신
저소음·안전성·친환경 장점 꼽혀
내년 CES ‘양산형 기체 형상’ 공개
신재원 현대차그룹 AAM본부장 사장이 1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헤럴드 기업포럼 2023’에서 ‘항공의 새시대: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현대자동차가 왜 비행기에 관심을 갖고 관련 사업을 하려고 하는지 궁금하시죠? 인류공영에 이바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신재원 현대자동차그룹 AAM본부장 사장은 1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협업의 시대, 기업의 길’이라는 주제로 열린 ‘헤럴드 기업포럼 2023’에서 “AAM(Advanced Air Mobility·미래항공모빌리티)은 기존 무인기를 포함한 비행기의 파워트레인을 내연기관에서 배터리 기반의 전기동력으로 바꾸는 혁신 사례로, ‘AAM 시대’는 반드시 도래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포럼에서 ‘항공의 새 시대-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강연한 신 사장은 “1990년대 말 무인기가 등장했지만 여전히 화석 연료 기반의 엔진을 쓰는 데다 지상에 있는 조종사가 기체를 운전해 ‘혁신’이라고 볼 수는 없었다”며 “그러나 21세기에 접어들며 배터리 기반의 파워트레인을 사용하는 스몰 드론이 등장하면서 비로소 혁신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신 사장은 “자동차시장에 전동화 바람이 부는 것과 마찬가지로 항공 분야에서도 전동화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아직 많은 승객을 태우고 장거리를 이동할 정도로 배터리기술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AAM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이후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노력이 전 세계에서 광범위하게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AAM을 ‘항공 서비스가 현재 부족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장소에서도 사람과 화물을 항공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하는 운송 시스템’으로 정의한다.

업계에서는 AAM이 항공 분야에서 혁신적인 이동수단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미국 투자회사 모건스탠리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40년까지 전 세계 AAM시장은 1조5000억달러(약 2000조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무려 30%에 달한다. 이는 글로벌 전기차시장의 예상 연평균 성장률(약 19%)을 웃도는 수치다.

최근 UN은 오는 2050년 전 세계 인구의 70%가 대도시권(metropoliran area)에 살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신 사장은 AAM의 범위를 도심 내 이동을 위한 UAM(Urban Air Mobility·도심형 항공모빌리티)과 지역거점 간 항공 이동을 위한 RAM(Regional Air Mobility·지역 간 항공교통) 두 가지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확장했다. 지역 간 자유롭고 빠른 이동을 지원하는 수단이 AAM이 될 것이란 의미다.

신 사장은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하겠지만 우리는 매일 교통 상황에 따라 출근길이 1시간이 될지, 2시간이 될지 알 수 없는 교통지옥 속에 살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몇 년이 걸릴지는 모르지만 AAM이 상용화가 되는 순간 교통체증에서 해방될 것이며, 미래 세대는 지금과 전혀 다른 이동편의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사장은 AAM의 강점으로 기존 항공 교통수단과 비교해 낮은 소음, 친환경, 안전성을 꼽았다. 그는 “헬리콥터가 발생시키는 소음은 평균 75㏈ 수준이며, 이것이 헬리콥터가 대안이 될 수 없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이어 “AAM은 작은 모터를 활용해 프로펠러를 다양하게 분산해 소음을 일상대화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며 “모터 한두 개가 고장 나더라도 다른 모터로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어 안전성 측면에서도 뛰어나다”고 전했다.

신뢰성이 높다는 점도 강조했다. 신 사장은 “비행기 추락 사고가 발생할 확률을 따져보면 매일 3시간씩 9000년을 타야 한 번 발생하는 수준”이라며 “기존 세이프티 스탠더드에 충족하지 못한다면 아무도 새로운 기체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AM이 비행기보다 더 안전한 이동수단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기존 항공기와 비교해 인프라시설이 덜 필요하다는 점도 AAM의 경쟁력으로 지목했다. 그는 “AAM은 헬리콥터처럼 수직으로 이착륙이 가능해 일반항공기처럼 별도의 활주로 같은 인프라가 없어도 된다”고 설명했다.

친환경성은 기본이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화석 연료 기반 항공기의 단거리 비행을 점진적으로 금지하는 추세다. AAM은 친환경 파워트레인 시스템을 배경으로 기체가 개발되고 있어 미래 항공모빌리티 수단으로 각국의 필수적인 친환경 사항을 충족한다.

신 사장은 “우리가 지금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처럼 AAM이 일상의 이동수단으로 상용화되는 날은 반드시 올 것”이라며 “내년 1월 예정된 세계 가전·IT박람회인 ‘CES’에서 실제 양산에 나설 기체 형상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기술 개발에 매진해 새로운 교통수단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AAM 전환과 대중화를 선도하는 모빌리티기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재근 기자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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