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다산콜 전화내용으로 재난상황 자동 감지해 대응···시스템 연구 착수
서울시가 120다산콜 상담전화 내용으로 재난상황을 자동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다만 내년 9월까지 실증 연구가 진행돼 현실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120다산콜재단은 ‘재난조기감지 시스템 실증연구’에 돌입한다고 13일 밝혔다. 보다 신속하게 재난상황에 대비할 수 있게 하려는 취지다.
재난조기감지 시스템은 120다산콜 상담전화 내용에 ‘침수’ ‘화재’ ‘산사태’ 등 재난과 관련된 특정 키워드가 반복되는 경우 이를 위험 상황이라고 판단해 경찰·소방·지자체 등 유관기관에 자동으로 문자 알림을 전송하는 체계다.
지난해 10월 이태원 참사 당시 120다산콜센터에 사고지역 일대 인파 밀집이나 혼란상황을 알리는 전화가 다수 들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120다산콜에도 재난 대응 기능을 부여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20다산콜재단은 재난과 관련된 말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한 ‘재난 이슈 전용 말뭉치 사전’을 올해 안에 구축할 계획이다. 상담전화 내용에서 재난 상황을 실시간 자동 감지하려면 인공지능(AI)이 다양한 재난 관련 키워드를 학습해야 한다. 말뭉치 사전은 이를 위한 기초 작업이다.
2단계 작업은 재난 관련 말뭉치를 학습한 시스템이 실제 민원전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위급 상황이라고 판단될 경우 이를 유관기관에 자동으로 알리게 하는 시스템 구축 연구다.
시스템이 현실화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재단은 내년 9월까지 연구를 마치고 실제 시스템 적용은 이후 시점으로 잡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이재 120다산콜재단 이사장은 “서울시와 유관기관이 긴급 재난 상황을 조기에 감지하고 시민을 보호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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