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 노조 간부, 2년 간 ‘8시간’ 일했다

손덕호 기자 2023. 10. 1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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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에서 기관사로 근무하는 한 노동조합 간부가 2년 간 단 '8시간'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소속 김종길 시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서울교통공사 근로시간 면제(타임오프) 제도 운영 현황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한 승무사업소에 근무하는 승무직 기관사 A씨는 2018년 6월 1일부터 2019년 5월 31일까지 1년 간 8시간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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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93일 휴가 사용하기도
지난 10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지하철역에 운임조정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서울교통공사에서 기관사로 근무하는 한 노동조합 간부가 2년 간 단 ‘8시간’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노조 간부인 한 역무원은 10개월간 ‘0일’ 출근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 간부들의 근무기강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소속 김종길 시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서울교통공사 근로시간 면제(타임오프) 제도 운영 현황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한 승무사업소에 근무하는 승무직 기관사 A씨는 2018년 6월 1일부터 2019년 5월 31일까지 1년 간 8시간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6월 1일부터 2020년 5월 31일까지 1년 간 근무 시간은 ‘0시간’이었다. 2년간 단 ‘8시간’만 일한 셈이다.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서울교통공사에 확인했더니 A씨는 이 기간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산하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간부로 근로시간 면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시간 면제 제도는 노조위원장 등 노사 교섭과 사내 근로자 고충 처리, 산업안전 등의 활동을 하는 노조 전임자에게 회사가 급여를 주는 제도다. 노조는 노동조합법에 정해진 한도 내에서 회사 업무가 아닌 노조 일만 하면서 급여를 받는 전임자를 둘 수 있다.

그런데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회사 업무를 하지 않고 노조 일만 하는 풀타임 근로시간 면제자는 두지 않고 있고, 전부 파트타임으로 근로시간 면제를 받고 있다. 사용자 측이 승인한 근로시간 면제 시간 외에는 정상적으로 근무해야 하지만, 2년 간 8시간만 일한 것이다.

A씨는 지난해 6월 1일부터 올해 5월 31일까지는 1년 간 690시간 근무했다. 그런데 이보다 더 많은 749시간을 휴가 등의 사유로 근무하지 않았다. 하루 8시간 근무 기준으로 93일 간 휴가 등을 사용한 셈이다.

서울시 감사위는 전날 서울교통공사 소속 역무원 가운데 노조 간부들이 근로시간 면제 제도를 악용한 사례를 공개했다. 잠실역에서 근무하는 직원 B씨는 지난해 8월 1일부터 올해 5월 31일까지 10개월 간 역에 출입한 기록이 단 하루도 없다. 정상적으로 출근했다면 113일 근무했어야 하지만 ‘0일’ 일한 것이다. 같은 기간 중계역에 근무하는 C씨는 94일 출근해야 했지만 역에 단 하루 출입한 기록이 있고, 학여울역에 근무하는 D씨는 124일 근무해야 하지만 이틀만 출입했다.

서울시 감사위는 역무원들이 근로시간 면제 제도를 악용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8개 역 직원에 대해 표본 조사했다. 실제로 불성실하게 근무한 직원은 더 많을 수 있다.

이처럼 근로시간 면제 제도를 악용하는 직원이 많은 것은 서울교통공사 노조 측이 규정을 마음대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서울교통공사 노사는 법령상 한도 이내인 풀타임 15명, 파트타임 32명을 근로시간 면제자 한도로 정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노조 측은 인원 한도를 연간이 아닌 ‘1일 단위’라고 임의로 해석해 운영했다. 그 결과 5년 간 연간 217~311명의 인원이 근로시간 면제 제도를 이용했다.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가 근로시간 면제 인원 한도를 초과한 데 대해 노동조합법을 위반한 부당노동행위라고 판단하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 서울교통공사는 근로시간 면제 제도를 사용한 노조 간부 전수조사에 착수했고, 무단 결근이 확인된 직원 4명은 직위해제했다.

김종길 의원은 “노조가 인력 부족을 이유로 파업을 예고하고 있지만 공사에 사람이 부족한 게 아니라 일하는 사람, 노는 사람이 따로 있었던 것”이라며 “온갖 기상천외한 위법행위로 철도안전을 훼손하고 공사조직을 좀먹고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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