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진 여당, 이틀째 ‘아웃사이더’ 안철수-이준석의 ‘자빠졌네’ 논쟁만
이준석 “안철수, 총선 패배 선봉장 되려고 하는 듯”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이틀째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안 의원이 선거 유세 지원 과정에서 “XX하고 자빠졌죠”라고 말한 것을 둘러싼 공방이다. 더불어민주당에 17.15%포인트 차이로 선거를 대패한 뒤 여당 지도부에서 쇄신책은 나오지 않은 채 당내 비주류인 두 사람의 공방에만 불이 붙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 의원은 지난 9일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 유세 과정에서 한 시민이 “XX하고 자빠졌다”라고 말하자 이를 받아 “XX하고 자빠졌죠?”라고 말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10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어제 안 의원이 유세차에 올라가 막말을 했다. 갑자기 진교훈 (민주당) 후보를 디스한다고 ‘XX하고 자빠졌죠’라고 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지난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내부총질 이준석을 제명해야 한다”며 “당 윤리위원회에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이준석이 저지른 해당 행위를 고발하겠다”고 썼다. 그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우리 당에 비판적인 시민이 던진 욕설로 생각해서 유머로 승화시킨 것이었다”며 “내부 총질로 연명하며 청년들에게 아무런 귀감이 되지 않는 이준석은 이제 제명되어야 한다”고 썼다. 같은 날 이 전 대표는 SNS에 글을 올려 “말도 안 되는 내용을 길게 쓰고 자빠졌죠?”라고 응수했다.
안 의원은 다시 13일 SNS에 “응석받이 이준석을 가짜뉴스 배포·명예훼손·강서구청장 선거방해 혐의로 제명해 줄 것을 요청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준석을 제명하고 당이 확장 정치로 거듭나야 한다는 12일자 제 의견 이후 이준석 제명에 동의하는 분들의 자발적인 서명운동이 전개되고 있다”면서 “서명해주신 분들과 함께 윤리위에 서류를 제출하겠다”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가짜뉴스와 내부 총질, 제 얼굴에 침 뱉기로 당을 침몰시키는 응석받이 이준석을 제명해야 민심이 살아나고 당이 살아난다”고 썼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안 의원이 SNS 게시물을 올린 직후 자신의 SNS에 “안 의원이 보궐선거 패배 책임론 앙케트 조사에서 그다지 많은 표를 얻지 못해서 아쉬운지 총선 패배의 선봉장이 되려고 하는 것 같다”라고 맞받았다. 그는 “‘XX하고 자빠졌죠’가 유머라는 게 유머다”라며 “서명운동 열심히 해서 선거에 필요할 개인정보 많이 모으라”라고 안 의원을 비꼬았다.
이 전 대표 측근인 김철근 전 당대표 정무실장은 자신의 SNS에 안 의원을 겨냥해 “자신의 막말을 갖고 이 전 대표 공격을 시작했다”며 “총선 앞두고 용산에 다시 줄서기로 하셨나. 혹시 분당 지역구 공천 힘듭니까”라고 남겼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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