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억년 전 찰나의 순간...순식간에 팽창한 우주

2023. 10. 1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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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억년.

이후 1960년대 말에 이르러선 수십억 년 전 우주가 빅뱅이라고 하는 뜨겁고 조밀한 상태에서 탄생한 사실도 알아냈다.

우리 우주에 별들이 처음 등장한 것은 빅뱅 후 약 2억 년이 지난 시점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정작 우리 우주가 탄생한 빅뱅 직후의 순간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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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우주의 첫 순간/댄 후퍼 지음·배지은 옮김/해나무

138억년.

우리 우주의 나이는 체감하기 쉽지 않을 정도의 긴 역사를 자랑한다. 반면 현생 인류가 등장한 건 20만년 전이고, 인류가 빅뱅을 이론화한 건 약 100년 전에 불과하다. 약 1세기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시간과 공간은 변하지 않는다고 인식했다.

판도가 바뀐 것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등장하면서다. 사람들은 그때서야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1960년대 말에 이르러선 수십억 년 전 우주가 빅뱅이라고 하는 뜨겁고 조밀한 상태에서 탄생한 사실도 알아냈다.

사람들은 이후 우주의 진화 과정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우리 우주에 별들이 처음 등장한 것은 빅뱅 후 약 2억 년이 지난 시점으로 추정된다. 우리에게 익숙한 태양과 태양계는 빅뱅 후 약 92억 년이 지나서야 등장했다. 우주는 빅뱅 이후 138억 년이 지난 지금도 팽창하면서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는 인류가 발견한 신빙성 있는 증거들이 뒷받침한다.

그러나 정작 우리 우주가 탄생한 빅뱅 직후의 순간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이 순간은 1초도 되지 않는 찰나의 순간이다. 이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관측 방법 자체가 아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과학계가 가장 무게를 두는 가설은 그 짧은 순간 우주가 급속한 팽창을 거쳤다는 것이다.

미국 시카고대학교 천체물리학 교수이자 암흑 물질 연구로 유명한 입자물리학자 댄 후퍼는 이러한 우주의 극초기의 순간이 암흑 물질과 연관돼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암흑 물질이란 빛을 비롯한 전자기 복사가 없어서 관측되지 않는 물질을 뜻한다. 과학자들은 우주 안의 물질 총량을 측정해왔는데, 그 결과 원자의 형태로 존재하는 양보다 원자가 아닌 다른 형태의 물질이 훨씬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물질은 빛을 복사하지도, 반사하지도, 흡수하지도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계는 이를 암흑 물질이라고 명명했다. 이러한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는 우주의 95%를 차지한다. 반면 인류가 발견한 것은 원자로 이뤄진 5%에 불과하다.

그러나 암흑 물질은 한 번도 관측된 적이 없다.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존재를 추정하는 과학자들은 이를 실제로 확인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시도하고 있다. 27㎞에 달하는 거대 강입자 충돌기를 이용해 암흑 물질을 직접 만들거나 페르미 망원경을 우주에 띄워 암흑 물질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 감마선을 포착하려고 했다. 일부 성과는 있었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 최근엔 유럽우주국(ESA)이 20억 개의 은하를 통해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를 확인하려고 지난 7월 유클리드 망원경을 발사했다. 과학계의 이러한 노력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후퍼는 신간 ‘우리 우주의 첫 순간’을 통해 암흑 물질을 이해하게 된다면 세상의 기원을 아는 것이 다름 없다고 강조한다. 암흑 물질의 성분은 여전히 밝혀진 것이 없지만, 이 물질이 빅뱅 후 최초 몇분의 1초 안에 만들어졌다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는 이유에서다. 후퍼는 저서를 통해 아인슈타인의 혁명적 깨달음부터 현재까지 진행 중인 연구까지, 우주의 기원에 대한 거대한 미스터리와 이를 풀기 위한 인류의 노력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알려준다.

이현정 기자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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