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 새 감독 누가 될까? "퇴짜 놓은 콘테는 다혈질 감독, 또 실수할 뻔"

맹봉주 기자 2023. 10. 1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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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를 내다 레드카드까지 받았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원하던 감독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세간의 평가는 오히려 더 좋다고 한다.

나폴리가 감독 교체를 앞두고 있다. 성적 부진을 이유로 루디 가르시아 감독을 곧 해고하고 새 감독을 앉히려 한다.

대체 1순위로 삼았던 인물은 안토니오 콘테. 지난 시즌 막판 토트넘에서 경질된 뒤 소속 팀이 없다.

나폴리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회장이 직접 콘테와 접촉했다. 콘테는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 얘기를 듣고 하루 후 거절 의사를 통보했다. 유럽축구 이적 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12일(이하 한국시간) "콘테는 나폴리 감독을 안 하기로 결정했다. 좀 더 좋은 제안이 오길 기다리기로 했다. 나폴리 제안이 만족스럽지 않았다"고 알렸다.

하지만 이후 나온 외부 평가는 흥미롭다. 오히려 콘테가 나폴리 감독으로 왔으면 더 큰 부작용이 일어났을 거란 얘기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13일 "콘테 감독의 화끈한 스타일은 나폴리에서 안 좋은 의미의 폭발을 일으킬 수 있었다. 그의 열정이 종종 팀과 섞이지 않은 경우는 많았다"며 "콘테는 불꽃이 튀는 캐릭터다. 다혈질의 지도자다. 열정적인 선수들이 즐비한 나폴리에서 그가 적합한 감독인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 마치 기름이 가득 찬 라커룸에 성냥을 켜는 것과 같은 일일 것이다. 금방이라도 폭발할 수 있다. 콘테는 다른 사람의 조언을 듣기 거부한다. 그는 카를로 안첼로티가 과거 나폴리 감독으로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보았다"고 밝혔다.

▲ 안토니오 콘테.

기본 성향뿐 아니라 전술적으로도 맞지 않는다. 콘테는 백3를 쓰는 수비 축구를 선보인다. 풀백과 윙어는 상대를 압박하면서 수비 진영에도 부지런히 오가야 한다. 많은 체력을 필요로 한다.

나폴리에는 좋은 윙어와 풀백이 많다. 하지만 콘테가 선호하는 3-5-2 포메이션에 적합할지는 의문이다. 콘테는 포백이 아닌 백3를 기반으로 전반적인 라인을 당기는 수비 축구를 한다. 지금까지 보여준 나폴리 축구와는 결이 다르다.

최근 몇 년간 일정한 기조로 투자한 나폴리의 계획이 어그러질 수 있다. 현재 나폴리 선수들은 뛰어난 기술을 지닌 이들이다. 콘테가 좋아하는 압박, 체력이 능한 선수들은 아니다.

또 나폴리는 수비가 약한 팀이다. 세리에A 최고 수비수에 선정된 김민재가 있었던 지난 시즌 나폴리는 리그 최강의 방패를 가진 팀이었다. 이젠 다르다.

최근 2경기에서 무려 6골을 내줬다. 실점하는 장면들도 매우 좋지 않았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 김민재가 있을 때 보여줬던 견고한 수비와는 거리가 멀었다.

콘테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실패를 두려워한다. 때문에 항상 감독 제안이 올때마다 적극적인 투자와 감독의 전권,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건으로 둔다. '데일리 메일'도 "콘테는 감독 경력에서 잘못된 선택을 하는 걸 두려워한다. AS 로마에서 압박을 받고 있는 주제 무리뉴 감독과 같은 길로 빠질 걸 두려워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나폴리의 상황은 비상이다. 우승한 지 1년도 안 돼 난관에 봉착했다. 시즌 개막 후 8경기를 치른 현재 4승 2무 2패 승점 14점으로 5위까지 처졌다.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는 1승 1패로 16강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 루디 가르시아 감독은 해고가 확정적이다.

나폴리가 지난 시즌이 끝나고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을 내친 것부터가 비극의 시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데일리 메일' "김민재를 제외하면 나폴리는 주축 선수들을 모두 지켰다. 개막 전만 해도 나폴리는 다시 세리에A 우승이 제일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스팔레티와 이별하고 가르시아를 임명한 결정은 정말 의아했다"고 분석했다.

지금의 가르시아 감독을 데려온 걸 나폴리의 실수라고 언급했다. "분명 가르시아 감독 임명은 나폴리 구단의 실수였다. 하지만 여전히 나폴리는 강점이 많다. 김민재만 뮌헨에 내주고 오시멘, 흐비차 크라바츠헬리아를 잔류시킨 건 칭찬해 줄만 하다. 다만 스팔레티가 나가며 라커룸 분위기가 달라졌다. 가르시아 감독은 스팔레티를 대체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가르시아는 나폴리에 오기 전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 사령탑으로 있었다. AS 로마, 올림피크 리옹 등 굵직한 팀을 이끈 경력이 있다. 하지만 감독 생활 말년으로 사실상 유럽 복귀가 힘들 거라 예상된 감독이었다. 가르시아 감독 선임 소식이 나왔을 때부터 나폴리를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다만 콘테로 감독 교체가 되지 않은 건 다행일 수 있다. 콘테 역시 최근 하향세가 뚜렷한 감독이다. 말썽을 일으키는 성격이 가장 큰 문제다. 책임감도 없다.

2021년 토트넘 감독으로 부임해 손흥민과 합을 맞췄다.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지난 시즌 토트넘은 15년 무관이 이어졌고 프리미어리그는 8위까지 떨어졌다. 콘테는 성적 부진의 책임을 선수, 구단 프런트에게 돌리며 결국 경질됐다. 토트넘은 엔제 포스테코글루로 감독을 바꾸고 나서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위로 승승장구 중이다.

▲ 토트넘에서 성과가 좋지 않았다.

라우렌티노 회장은 감독 교체 작업을 이어나갈 생각이다. '데일리 메일'은 "가르시아 감독은 곧 해고될 것으로 보인다. 라우렌티노 회장은 나폴리에 기술적으로 더 많은 것을 가져다 줄 감독을 원한다"고 밝혔다.

가르시아 감독을 향한 선수들의 불만은 크다. 나폴리 결정이 잘못됐다는데 선수와 팬, 언론, 심지어 구단 내부 관계자들까지 인정한다.

김민재 이적도 타격이 크다. 김민재는 지난 여름 이적료 5,000만 유로(약 710억 원)를 나폴리에 남기고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다. 지난 시즌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로 선정된 김민재를 데려가기 위해 뮌헨이 바이아웃 금액까지 지불하며 정성을 보였다.

나폴리는 순식간에 수비 구멍 팀이 됐다. 이탈리아 현지에서 "김민재의 뮌헨 이적이 나폴리 수비 약점을 야기시켰다. 1, 2명의 선수로는 구멍을 채우기 어렵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오시멘과 갈등도 풀어야 한다. 나폴리는 구단 SNS에 빅터 오시멘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사진을 올려 가뜩이나 시끄러운 상태다. 오시멘은 지난 9월 25일 볼로냐와 2023-2024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5라운드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놓쳤다. 경기는 0-0으로 비겼다.

문제는 경기가 끝나고 발생했다. 나폴리는 27일 구단 공식 틱톡 계정에 오시멘을 놀리는 영상을 올렸다.

오시멘 몸에 코코넛 사진을 합성했다. '나는 코코넛'이라는 인종 차별적인 내용도 포함됐다. 오시멘 경기 모습엔 '페널티킥을 주세요'라는 글도 넣었다.

이해할 수 없는 나폴리의 반응에 오시멘 측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오시멘 에이전트는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 김민재 이적 여파가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나폴리는 29일 구단 공식 성명서를 냈다. "절대 오시멘을 조롱할 생각이 없었다"며 "SNS에서는 가볍고 장난스러운 표현들이 자주 사용된다. 오시멘을 불쾌하게 하거나 놀릴 의도는 없었다. 지난 여름 이적 시장에서 오시멘 영입 제안을 모두 거절했다. 그만큼 그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발표했다.

사과는 없었다. 오히려 여론은 더 나빠졌다.

오시멘이 이번 SNS 사건이 일어나기 전부터 나폴리에 대한 마음이 상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가르시아 나폴리 감독과 갈등도 불거졌다.

이탈리아 매체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오시멘은 아프리카를 위한 자선 비디오 촬영을 나폴리가 막아서 화가 났다. 나폴리에 대한 마음이 좋지 않다"고 언급했다.

오시멘은 지난 시즌 세리에A 득점왕이었다. 26골을 넣으며 나폴리의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 여름 이적 시장에서 여러 팀들이 눈독을 들였다. 다만 나폴리가 비싼 이적료를 부르며 모두 포기했다.

오시멘이 나폴리에서 마음이 떠났다는 얘기가 돌자 이적설이 터졌다.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힐랄이 빅터 오시멘과 계약을 원한다. 그에게 연봉 3,900만 파운드(약 650억 원)에 5년 계약을 제안할 예정이다. 나폴리의 요구액인 이적료 1억 7,300만 파운드(약 2,900억 원)도 충족시켜줄 것"이라고 알렸다.

▲ 빅터 오시멘.

영국 매체 '토크스포츠'는 "첼시는 오시멘과 나폴리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오시멘 영입 관심을 높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오시멘은 이적설을 일축했다. 2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지난 2020년 나폴리에 오기로 한 것은 환상적인 결정이었다. 이 도시의 팬들은 내게 엄청난 애정과 친절함을 보여줬다. 나폴리 사람들의 열정과 응원은 내가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다. 이 유니폼을 입는 동안 나폴리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은 변하지 않을 거다"고 밝혔다.

이어 "나폴리 팬에 대한 비난은 사실이 아니다. 내겐 가족과도 같은 나폴리 친구들이 많이 있다. 나와 나이지리아 국민들을 돕기 위해 나서준 모든 사람들에게 고맙다. 앞으로도 화합과 존중, 이해를 바탕으로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다. 오시멘의 마음은 상했다는 게 이탈리아 현지 매체들의 주된 반응이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다시 오시멘 이적설은 여기저기서 불거질 게 뻔하다.

일단 나폴리는 새 감독 선임부터 시작해 수습을 시작할 전망이다. 세리에A 1위 AC 밀란과 나폴리의 격차는 승점 7점. 지금 승부수를 던지지 못하고 시간을 보내면 1위 역전은 가능성이 더 떨어진다. 그전에 감독 교체로 1위 탈환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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