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을 환희로 바꾸는 '프리다' 프리즘…이 예술 같은 굴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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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좌절은 그녀의 열정과 만나며 이내 환희로 변했다.
'고통의 여왕'이라 불린 멕시코 예술가 프리다 칼로의 삶을 무대로 펼쳐낸 뮤지컬 '프리다'가 호평 속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프리다 칼로의 삶은 고통을 넘어 불행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자기 삶을 스스로 예술로 만들 줄 아는 프리다 칼로의 강인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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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좌절은 그녀의 열정과 만나며 이내 환희로 변했다. 숨이 턱 막히는 여정 끝에 온 해방감은 어딘가 경이롭기까지 하다. '고통의 여왕'이라 불린 멕시코 예술가 프리다 칼로의 삶을 무대로 펼쳐낸 뮤지컬 '프리다'가 호평 속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프리다'는 프리다 칼로의 마지막 생애를 콘서트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프리다 칼로는 자신의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 화가로 잘 알려져 있다. 6세 때 앓은 소아마비로 후유증에 시달렸고, 불의의 교통사고로 침대에 누운 채 천장을 바라보는 삶을 살았다. 당대 유명 벽화 화가였던 디에로 리베라와 사랑에 빠지기도 했지만 불륜과 연이은 유산으로 여러 차례 울부짖어야만 했다.
'프리다'는 프리다 칼로가 인생 마지막 순간 '더 라스트 쇼'에 게스트로 출연해 생애를 돌아보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프리다가 어린 시절부터 있었던 이야기와 만났던 인물들을 레플레하, 데스티노, 메모리아 세 캐릭터가 그려낸다.
고통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프리다 칼로의 삶은 고통을 넘어 불행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그녀의 머리와 마음으로 투영한 불행은 '환희'라는 모순적인 단어와 수식을 이룬다. 프리다 칼로라는 프리즘을 통과한 불행의 완벽한 굴절. 이것이 '프리다'가 그려낸 주된 내용이다.
추정화 연출의 표현력은 거듭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스모크' 등 다른 작품을 통해 엿볼 수 있었던 묵직한 여운을 주는 연출력은 프리다 칼로의 생애를 더 극적으로, 강렬하게 무대 위에 펼쳐냈다. 위기의 순간이 찾아올 때마다 귓가를 때리는 사이렌 소리, 정적과 화려함을 오가는 숨 막히는 분위기, 그 안에서 단단하게 살아 움직이는 스토리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전개에 맞추어 보여주는 프리다 칼로의 작품도 몰입감을 높이는 요소다.
배우들은 환상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인터미션 없이 4명의 배우가 빈틈없이 무대를 채운다. 감정적으로나 체력적으로 소모가 큰 작품임에도 김소향, 알리, 김히어라는 프리다 칼로와 마지막까지 놀라운 싱크로율을 놓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매력에도 주목하면 좋다. 김소향 프리다가 굳센 여성상으로 대표됐다면, 새로 합류한 김히어라 프리다는 외유내강 스타일이다.
초연부터 '프리다'를 이끌어온 김소향은 인터뷰에서 "온전한 프리다를 보고 싶으면 김소향 프리다를 봐야 한다는 말을 들을 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히어라의 프리다가 정말 프리다 칼로 같다. 프리다 칼로가 살아생전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면 저렇게 당당하고 멋지게 얘기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또 알리를 보고 있으면 '진짜 프리다가 저랬겠지' 싶다. 알리가 춤추는 걸 보면서 다리를 잃은 프리다가 어떻게든 걸어보려고 애쓰는 느낌을 받았다"고 극찬했다. 폐막 전 마지막 주말인 이번 주 세 명의 프리다를 모두 만나볼 수 있다.
분명 긴 여운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수박에 'ViVA LA ViDA'(인생이여 만세)라고 적은 프리다 칼로의 대표작을 보고 있자면 뭉클함이 온몸을 감싼다. 피를 연상케 하는 새빨간 수박 과육. 하지만 씹으면 아주 달콤하다. 자기 삶을 스스로 예술로 만들 줄 아는 프리다 칼로의 강인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고통을 직면하는 건 잔인하리만치 힘들고 어렵다. 그러나 공연 말미 프리다는 온 몸을 던져 춤을 추며 말한다. "삶은 고통이었지만 축제였다. 돌아오지 않을 거다. 괴로워서가 아니라 그만큼 충분해서."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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