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표팀 감독을 그만둔 이유"…너무나 가혹했던 월드컵 그리고 축구를 하는 진정한 목적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돌풍을 이끌고 있는 토트넘.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이 떠났음에도 토트넘은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토트넘 상승세의 핵심으로 엔제 포스테코글루 신임 감독이 꼽힌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지루한 수비축구를 매력적인 공격축구로 전환했다. 또 손흥민을 주장으로 선택하는 파격적 행보를 보였으며, 손흥민을 원톱으로 내세우는 손톱 전술은 대성공을 거뒀다. 손흥민은 6골로 득점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잉글랜드 첫 도전에서 엄청난 성과를 만들어 가고 있는 포스테코글루 감독. 그는 최근 특별한 현장을 방문했다. A매치 휴식기. 마침 잉글랜드 대표팀은 호주 대표팀과 친선전을 치른다. 오는 14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호주 대표팀을 찾았다. 호주 대표팀은 잉글랜드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격하게 반겼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대부분의 커리어를 호주에서 보낸 지도자다. 이 자리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호주 대표팀 감독 복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다시는 돌아갈 생각이 없다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드러냈다.
왜? 대표팀 감독은 많은 축구 감독들이 꿈꾸는 자리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는 아니었다. 자신이 축구를 하는 목적과 다른 곳이었기 때문이다.
먼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대표팀에서 큰 상처를 받은 경험이 있다. 너무나 가혹했던 월드컵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호주 대표팀 감독 지휘봉을 잡았다. 그리고 아시아 예선을 통과한 후 2014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했다. 하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외면했다. 호주는 '죽음의 조'에 편성됐다.
1차전에서 칠레에 1-3으로 패배한 후 2차전 네덜란드에 2-3 패배, 3차전 스페인에 0-3으로 무너졌다. 3전 전패. 조 꼴찌로 탈락했다. 이 가혹했던 참패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바꿔놨다. 그가 축구를 하는 목적을.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는 했지만, 그는 안주하지 않았다. 진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대표팀을 떠났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대표팀 감독을 했고, 월드컵에서 떠났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즐기지 못했다. 즐겁지도 않았다. 나는 축구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 모든 것이 아니라고 줄곧 말했다. 더 높은 목적이 있어야 했다. 더 높은 목적은 축구를 바꾸는 것이고, 경기를 바꾸는 것이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목적은 월드컵의 성적이었다. 월드컵이 가장 큰 꿈이었다. 그래서 나는 대표팀을 포기했다. 만약 내가 월드컵을 포기하지 않고 남았다면, 지금 나는 여기 앉아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성적이 아닌 축구를 바꾸는 목적. 이런 의지를 갖추고 축구에 임하자 영광은 자연스럽게 찾아왔다.
호주 대표팀에서 물러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일본 J리그 요코하마 마리노스, 셀틱을 거쳐 토트넘에 입성했다. 요코하마에서 J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셀틱에서는 '도메스틱 트레블'을 작성하는 등 가는 곳마다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제 토트넘 차례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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