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장 "졸업장을 인생의 훈장처럼 받고 나가선 안돼"

개교 77주년 기념사…"서울대 교육, 차이와 다양성 존중으로"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유홍림 서울대 총장은 13일 제77주년 개교기념사를 통해 "뛰어난 학생들이 입학해 졸업장을 인생의 훈장처럼 받고 나가는 서울대가 아니어야 한다"고 밝혔다.

유 총장은 개교기념일(10월 15일)을 앞두고 이날 오전 서울대 문화관 중강당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해 대학 혁신을 위한 교육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유 총장은 "'서울대 교육'이 차이와 다양성을 존중하고 소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때 학생들은 변화할 수 있다"며 "다양한 배경과 역량을 가진 학생들이 어떤 경계에도 구애받지 않고 토론할 수 있는 환경에서만 '서울대 인재'가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총장은 또 "기업은 대내외적 도전에 빠르게 대처하고 있고, 정부는 대학의 담대한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대학은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면서 "고정관념의 울타리, 전공의 울타리, 대학의 울타리, 국경의 울타리 안에 머물러 있는 대학은 지속 가능할 수 없다"며 대학 캠퍼스를 넘어서는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2월 취임한 유 총장은 대학의 혁신을 가로막는 불합리한 규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6월 '제도혁신위원회'를 상설 기구로 설치한 바 있다.

유 총장은 "우리 학교의 행정체계와 운영방식부터 과감히 바꿔 나가겠다"며 "칸막이형 규제 행정의 틀을 깨고 행정조직을 유연화, 업무체계를 단순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장기근속한 교수 및 직원, 봉사 우수학생 등에게 표창장이 수여됐다.

올해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으로 뽑힌 조완규 전 총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선정증서를 받았다.

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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