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지옥이 된 가자지구…병원 복도에 시신 방치[이·팔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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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응해 가자 지구를 봉쇄한 뒤 폭격을 가하면서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뉴욕타임스(NYT), 영국 BBC방송 등 외신들은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를 봉쇄하고 전기와 식량, 물 공급을 중단하면서 가자 지구 주민들이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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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우영·손미정 기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응해 가자 지구를 봉쇄한 뒤 폭격을 가하면서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전기와 식량까지 차단된 가자 지구는 지옥과 다름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뉴욕타임스(NYT), 영국 BBC방송 등 외신들은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를 봉쇄하고 전기와 식량, 물 공급을 중단하면서 가자 지구 주민들이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BBC는 가자 지구 중심부의 한 대형병원에 시신들이 복도와 마당에 방치돼 있다고 전했다. 비상 발전기 역시 연료 공급이 중단되면서 멈춰선 탓에 정상적인 진료는 불가능한 상태다. 의료진은 밀려드는 환자를 부상 정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 치료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태다.
무하마드 아부 살미아 병원장은 BBC에 “120명 이상이 중환자실과 신생아실 등에 모여 있다”며 “전기가 없으면 병원은 돌아가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정전으로 병원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며 “시스템이 붕괴되기 시작했다”고 우려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가자 지구 병원들이 전기를 쓰지 못하면서 시신 안치소가 될 위험에 처해있다고 지적했다.
식량 사정도 열악해지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EP)는 가자 지구 내 식량이 1주일이면 고갈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민들은 집을 떠나 안전한 곳을 찾고 있다. 유엔은 현재까지 34만명의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들 대부분은 유엔이 운영하는 학교로 몸을 피했지만 이스라엘의 정밀 타격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곳들조차 폭격으로부터 안전하진 않다고 지적했다.
유엔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학교 18곳이 이스라엘 폭격을 받았으며 그 가운데 2곳은 난민 보호시설로 이용되던 것이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운영하는 또 다른 학교 70곳도 공습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에 인도주의적 위기를 우려하며 구호물품 수송과 민간인 피해 방지 등을 촉구하고 있다. 전기·수도·식량·연료·의약품 공급을 차단한 전면 봉쇄는 국제인도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적십자사는 “이스라엘의 포위 공격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전날 가자지구에 인도적 구호물자가 반입될 수 있도록 통로를 확보해 줄 것을 호소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스라엘은 스스로 방어 권리가 있지만, 팔레스타인에 대한 집단적 처벌은 불공평하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억류한 인질의 완전한 석방 없이는 어떠한 인도주의적 예외도 있을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현재로선 가자 지구의 유일한 외부 통로인 이집트 라파 통행로 개방이 유일한 희망이다.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스라엘과 라파 통행로 개방을 논의했으며 다른 나라들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랍권의 한 관리는 WSJ에 “미국은 미국인들의 안전한 대피에 대해서만 논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스라엘이 라파 통행로 인근에도 폭격을 가하는데다 하마스 역시 가자 지구 주민들이 고국을 떠나는 것을 못마땅해하고 있어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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