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뮤비 참여" 연출 꿈꾸던 30대…5명 살리고 하늘로

영화 안시성, 방탄 뮤비 등 영상제작 참여
"꿈 많던 아들 다른 사람 통해 살길 바래"

[서울=뉴시스]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을 기증하고 숨진 故 김상우씨.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023.10.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불의의 사고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진 30대 청년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뇌사 상태였던 김상우(31)씨가 지난달 13일 부산대학교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을 기증하고 숨졌다고 13일 밝혔다.

고인은 지난달 10일 공원에서 자전거를 대여해 타던 중 넘어져 머리를 다쳐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지만, 뇌사 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꿈 많던 아들의 장기가 다른 사람의 몸 속에서라도 뛰고 있다면 위로가 될 것 같다며 장기 기증에 동의했다.

부산에서 1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김씨는 차분하면서도 활동적인 성격이었고 자상하고 친절했다. 평소 선행을 많이 베풀어 고등학교 시절 선행상 표창을 받기도 했다. 유기견 단체를 통해 봉사 활동을 하고 유기견을 입양해 키우기도 했다.

김씨는 부산·경남 지역민영방송 KNN과 부산영상위원회에 근무했다. 영화 '안시성',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작품의 연출에 참여했고, 자기 계발을 위해서도 꾸준히 노력해 다수의 관련 자격증을 이수하는 등 성실하게 살았다.

누나 김수현 씨는 “하늘나라에서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지내"라면서 "다른 사람들도 너를 좋은 사람, 사랑을 베풀고 간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족으로 태어나줘서 기쁘고 행복했다"며 "항상 웃는 모습으로 기억하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삶의 끝에 누군가를 위해 나눔을 베풀어 주신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에게 먼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사랑의 마음이 새 삶을 살게 되는 수혜자와 많이 이들에게 전해지길 바라며 숭고한 생명 나눔이 잘 전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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