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스라엘 공격에 ‘북조선 무기’ 사용, 근거 없는 자작 낭설”
북한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과 관련해 13일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에 ‘북조선제 무기’들이 사용된 것 같다는 무근거한 자작 낭설을 내돌린다”고 미국을 맹비난했다.
북한 공식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제문제평론가 리광성’ 이름의 글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미국이 이번 중동 사태를 우리와 억지로 연결시키기 위해 상투적인 반공화국 흑색 모략 선전에 또다시 매여달리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북한제 F-7 로켓추진유탄(RPG) 발사기로 보이는 무기가 하마스 측이 인터넷에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과 이스라엘군(IDF)이 하마스에서 압수해 공개한 사진에서 포착된 바 있다.
통신은 또 “우리가 중동과 우크라이나에 미국의 관심이 집중되는 틈을 이용하여 지역 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협박 외교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엉터리 여론을 퍼뜨리고 있다”고 미국 정부를 비판했다.
북한은 이번 전쟁 발발의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통신은 “이번 사태 발발의 근원이 팔레스티나(팔레스타인) 영토를 비법적으로 강점하고 팔레스티나인들의 이익을 무참히 유린하여온 동맹국을 공공연히 비호두둔하며 가장 반동적인 대중동 정책을 추구하여온 미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미국이 ‘중동 평화’를 제창하면서 이스라엘과 아랍 나라들 사이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였지만 그것은 지역에서 이란을 비롯한 반미·자주적인 나라들을 포위 억제하려는 데 목적을 둔 것이지 중동의 진정한 평화와는 하등의 인연도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은 이번 전쟁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이어 미국에 거대한 전략적 부담으로 등장”했다며 “세계는 중동 사태가 미국의 정보전의 실패, 정세 판단의 실패, 대외전략의 실패를 보여준다는 의미심장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미국을 깎아내렸다.
북한이 하마스와 이스라엘 전쟁에 대한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지난 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전쟁 발발 소식을 간략하게 보도한 바 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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