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 길 막지 마세요”…불법 주정차 강제 처분
[KBS 제주] [앵커]
골목이나 길 모퉁이에 세워진 불법 주정차 차량들이 소방차 진입을 막아 화재 피해를 키우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그동안은 민원이나 소송 때문에 주저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소방당국이 적극적으로 강제처분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고민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요양원 건물에 뿌연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불이야 불이야."]
소방차들이 현장 근처에 도착했지만 모퉁이에 주차된 차량 때문에 더이상 나아가지 못합니다.
["연락처 연락처가 없는 상황임."]
소방관이 강제처분 통지서를 남긴 후 차를 밀고 들어갑니다.
하지만 불법주차된 또다른 차량이 길을 막습니다.
["지금 즉시 차량 강제 집행하기 바람."]
이번에도 차량을 그대로 밀고 현장으로 진입합니다.
바로 물을 뿌려야 할 상황, 소화전 앞에 누군가 차량을 대놓았습니다.
유리창을 망치로 부순 후 소방 호스를 연결합니다.
소화전 앞을 차량이 막을 경우에는 이렇게 문을 부수고 강제 견인 조치됩니다.
소방차 진입을 방해하는 불법 주차 차량을 강제 처분하는 훈련 현장입니다.
[정영식/서귀포소방서 현장대응단장 : "저희들 현장 출동하다 보면 불법 주정차로 인해서 상당히 지체됩니다. 현장 도착하는 시간이 그러다 보면 인명구조도 상당히 늦고 대피도 상당히 늦습니다."]
지난 2017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 불법 주차된 차량 때문에 소방차 진입이 늦어지면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이후 소방차 출동 현장에서 불법 주자 차량을 파손해 강제 처분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현장에서 강제처분이 실제로 이뤄진 적은 전국적으로 4건, 제주에서는 한번도 없었습니다.
차주들의 민원과 이어지는 소송에 대한 부담 때문입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강제 처분을 한 소방관에 대해서 (법무팀) 전담 인력을 확실하게 늘려서 소방관이 민원에 전혀 시달리지 않도록 안전하게 보호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는 현장에서의 강제 처분을 적극 시행하면서 배상책임 보험에 가입하고 민원 대응 전담반을 운영하는 등 사후 처리 대책도 마련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고민주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
고민주 기자 (think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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