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받으려 위장 이혼…남편은 직장에서 바람" 재산 분할은?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아파트 분양을 위해 위장 이혼을 한 뒤,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됐다는 아내의 사연이 전해졌다.

13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남편과 같은 대학에서 만나 12년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는 A씨가 고민을 의뢰했다. 결혼 후 A씨 부부는 자녀 2명을 낳았고 신혼부부 특별 공급으로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다.

평소 부동산에 관심이 많던 남편은 최근 인기가 높아진 한 아파트를 분양받길 원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1가구 2주택은 세금이 많이 나온다"며 위장이혼을 제안했다. A씨는 꺼림칙했지만 비슷한 사례가 종종 있다는 얘기를 듣고 협의이혼 신고를 했다. 남편은 직장 근처에 작은 오피스텔 전세를 얻어 주민등록을 분리했지만, 실제로는 아이들과 함께 한집에서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일 때문에 남편 노트북을 빌려 쓰던 A씨는 로그인된 메신저로 온 남편 직장 동료의 메시지를 보게 됐다. 메시지는 연인에게 보내는 듯한 내용이었고, 두 사람은 애정 표현과 성관계 내용까지 나누고 있었다. A씨는 "남편과 법적으로 이혼한 상태지만 이제는 정말 끝내려 한다"며 재산분할은 어떻게 해야 할지 물었다.

사연을 들은 정두리 변호사는 "아내가 남편에게 여자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속아 이혼한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며 "남편과 상간녀가 언제부터 만나고 있었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혼 후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면서 상간자 상대 손해배상 소송이 가능한지에 대해선, "이 사례의 경우에도 사실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이미 혼인 관계가 파탄 난 이후 상대방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에 대해서는 위자료를 청구할 수 없다. 이혼신고가 돼 있기 때문에 상간자는 부부 관계가 이미 파탄됐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남편과의 대화내역, 시댁과의 우호적 관계 등을 들어 혼인 관계가 파탄이 난 것이 아니라는 점, 상간녀가 남편이 유부남인 것을 알고 있었고 상간녀가 남편 이혼 전부터 만나고 있었다는 점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재산분할에 대해 정 변호사는 "혼인 중 부부가 협력해 이룬 재산이 있다면 혼인 관계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라도 재산 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며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여도 부부공동재산이 있다면 재산분할은 해줘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탈세 목적으로 이혼한 사실이 발각되면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고 청약이 제한될 수 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