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받는데 왜 상품권을 구매해?"…보이스피싱 수거책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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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대출을 받으려면 계좌에 입금된 돈으로 상품권을 사서 건네야 한다니, 갑자기 수상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약속된 장소에 나가서 바로 경찰에 신고했죠."
지난 5월 말 A씨는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어 약속 장소에 나타난 수거책이 A씨로부터 상품권을 건네받자마자 사기 미수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A씨에게 다른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피해금을 입금한 뒤 상품권을 구매하도록 지시하면서 그도 모르는 새 공범으로 만들고자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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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연합뉴스) 김솔 기자 = "저금리 대출을 받으려면 계좌에 입금된 돈으로 상품권을 사서 건네야 한다니, 갑자기 수상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약속된 장소에 나가서 바로 경찰에 신고했죠."
지난 5월 말 A씨는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자신을 대부업체 담당자로 소개한 상대방은 "계좌에 소득이 입출금된 내역이 있어야 대출이 실행된다"며 사업자 등록을 하고 계좌를 개설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이어 "우리가 당신의 계좌에 4천만원을 입금할 테니 출금해 문화상품권을 구매하라"며 "이후 약속된 장소에서 직원을 만나 넘겨주면 된다"고 했다.
개인 사정으로 급하게 돈이 필요했던 A씨는 대출을 받기 위해 자신의 신분증 사본을 보내주는 등 모든 지시에 따랐다고 한다.
수 일 뒤 상품권을 구매해 약속 장소인 부천 중동역으로 향하던 그는 갑자기 수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상대방으로부터 "다른 직원이 가서 상품권을 받아올 테니 옷차림을 찍어 보내달라"는 연락을 받고보니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돈을 건네는 장면이 연상된 것이다.
A씨는 급히 경찰에 신고했고, 현장에 미리 도착한 경찰관은 인근에서 잠복했다.
이어 약속 장소에 나타난 수거책이 A씨로부터 상품권을 건네받자마자 사기 미수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수사 결과 당시 검거된 수거책은 20대 B씨로, 그가 속한 조직은 범죄 수익을 세탁하기 위해 A씨에게 접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에게 다른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피해금을 입금한 뒤 상품권을 구매하도록 지시하면서 그도 모르는 새 공범으로 만들고자 했던 것이다.
A씨의 기지 덕분에 경찰은 피해금 4천만원을 되찾아 피해자에게 돌려줄 수 있었다.
부천원미경찰서는 이달 초 B씨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A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급전이 필요한) 사람의 다급한 마음을 이용해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보인다"며 "나 또한 자칫 공범이 될 수 있었던 만큼 모두가 관련 수법에 유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금, 가상자산, 상품권 등을 요구하는 연락을 받을 경우 사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곧바로 전화를 끊고 경찰에 신고해달라"며 "최근에는 검찰 등 수사기관을 사칭해 휴대전화에 악성 앱 파일을 설치하게 하고 각종 정보 등을 탈취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s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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