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억! 18세기 달항아리 경매에 나온다
실경산수화첩 등 고미술 주목
이우환 박서보 하종현도 출품
세계 시장에서도 달항아리는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와 9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는 출품작과 비슷한 시기 제작된 달항아리가 출품돼 각각 약 60억원, 47억원에 낙찰된 바 있다. 크리스티 출품작의 높이는 45.1㎝, 소더비 출품작의 높이는 45.2㎝로 이번 출품작에 비해 크기가 작았다. 국내 경매에서 달항아리의 최고가 기록은 2019년 6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낙찰된 백자대호의 31억원이다.
서울옥션은 24일 오후 4시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경매를 개최한다. 약 92억원 규모 98점이 출품된다. 이번 경매에서는 조선시대 달항아리, 희소성 높은 고서화와 고지도, 고려청자, 근대 공예품 등 고미술품과 이우환, 하종현, 박서보, 마유카 야마모토 등 국내외 미술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근현대미술 주요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조선후기 활동한 문인화가 청류 이의성의 ‘실경산수화첩’은 지금까지 미술시장에서 찾아보기가 매우 힘들었던 작품이다. 금강 내산과 외산, 관동팔경과 설악산의 일부 명승지를 그린 작품 20폭을 담은 출품작은 이전에 학계를 통해서 사진으로만 공개된 바 있다. 이의성은 당대 유명인사들과 교류하며 굵직한 작품을 남겼으나 다른 화가들에 비해 알려진 바나 전하는 작품의 수가 드문 만큼, 이번 경매는 직접 보기 힘들었던 그의 필치를 실견할 기회다. 시작가 8억원.
지금의 평안북도와 평안남도를 의미하는 관서지역에 대한 현전하는 단독 지도 중 유일하게 청천강 이북지역을 담고 있으며 18세기 전반까지 제작연대가 올라가는 ‘관서여지도첩’과 전라도의 군현도를 모은 ‘전라군현도첩’ 등 사료적 가치가 풍부한 고지도도 출품된다. ‘청자상감국화당초문유개잔, 잔대’, ‘청자기린형향로’ 등 고려청자부터 ‘은제이화문사각합, 은제이화문호’와 같은 근대시기 공예품까지 다채로운 고미술품을 준비했다.
푸른 자연의 아름다운 색감을 느낄 수 있는 박서보의 8호 크기 ‘묘법 No.171020’(1억~1억8000만원), 짧게 반복되는 수직 패턴 속 흰색과 청색의 조화가 인상적인 하종현의 근작 50호 크기 ‘Conjunction 21-42’(2억1000만~2억8000만원)도 출품된다. 이배의 50호 크기 ‘불로부터 ch-3-30’(1억5000만~3억원)은 숯의 마티에르 위에 오일파스텔로 흰 선을 그린 작품으로 지난 6월 비슷한 작품이 출품돼 응찰자들 사이에서 치열한 경합이 이뤄진 바 있다.
야요이 쿠사마의 에디션 작품 ‘Dancing Pumpkin’, 코헤이 나와의 캔버스 작업 ‘Direction #346’, 일본 팝아트 2세대 작가 마유카 야마모토의 120호 크기 ‘Cow’(1억 5000만~2억원) 등 해외에서 주목받는 작가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조선도자의 꽃 백자 달항아리’를 주제로 특별 강의도 연다.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연사로 나서고 21일 오후 2시 서울옥션 강남센터 지하 4층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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