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조의 아트홀릭] "가을 전어구이 같은, 입맛 확 당기는 올가을 전시는?"

2023. 10. 1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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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정승조 아나운서 ■

풍요로운 가을.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자 독서의 계절이며 축제의 계절이다.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한다면 '전시의 계절' 아닐까. 그래서 준비했다. '가을 전어구이 같은, 입맛 확 당기는 올가을 전시'를 소개한다.  

▮ "러브 인 파라다이스 : 뱅크시 앤 키스 해링" 展  

뱅크시의 대표작인 '사랑은 쓰레기통에(Love is in the Bin)'를 국내 최초로 볼 수 있는 전시다. 

얼굴 없는 화가로 불리는 뱅크시(Banksy).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래피티(벽화) 아티스트다. 아트홀릭 독자들도 한 번쯤 그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Girl without Balloon, 2021, Spray paint and acrylic on canvas mounted on board, framed by the artist, 142 × 78 × 18cm, ©PEST CONTROL OFFICE 2023


사실 그의 전시작 '사랑은 쓰레기통에(Love is in the Bin)'는 놀랄 만한 사건을 겪었다. 때는 2018년 10월 소더비(Sotheby's) 경매 현장. 당시 이 작품은 '풍선과 소녀(Girl with Balloon)'란 이름으로 104만 2천 파운드(당시 환율로 약 16억 9천만 원)에 낙찰되었다. 

하지만 낙찰 이후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 벌어진다.   

뱅크시가 액자에 숨겨둔 파쇄기를 원격으로 작동해 작품을 파손한 것이다. 절반 가량 손상된 작품. 혼란스러운 경매장. 그의 작품은 그렇게 전 세계인들에게 다시 한 번 주목받았고 덩달아 작품의 가치도 급상승했다. 

실제로 2021년 경매에서 나온 '사랑은 쓰레기통에(Love is in the Bin)'는 1천 870만 파운드(당시 환율로 약 304억 원)에 낙찰되었다. 3년 전보다 약 287억 원 올랐다. 뱅크시 작품 중 최고가 기록이었다. 

Choose Your Weapon, 2009, Spray paint and emulsion on board, in two parts, 237 × 244.3cm, ©PEST CONTROL OFFICE 2023


뱅크시는 이 작품에 '풍선 없는 소녀(Girl without Balloon)'라는 이름도 새로 붙였다. 이렇듯 이전보다 가치가 18배 오르며 전 세계를 사로잡은 절반 파쇄된 '풍선 없는 소녀(Girl without Balloon)'를 이번 전시에서 보게 되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전시를 주최한 경매사 소더비의 디렉터는 지난 8월 31일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전시를 준비하며 뱅크시 스튜디오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2021년을 기점으로 작가가 작품 제목을 바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새로운 제목으로 공개하는 것은 이번 전시가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전 세계 최초로 국내에 선보이는 '풍선 없는 소녀'. 

이를 아직 못 본 아트홀릭 독자들이라면 조금 서두르시길 바란다. 전시는 오는 11월 1일까지 약 3주 남았다. 아울러 뱅크시(Banksy) 작품(19점)과 함께 저항 정신과 표현의 자유에 뿌리를 둔 그래피티 아트의 대표 작가인 '키스 해링(Keith Haring)'의 독특한 작품(13점)도 동시에 관람 가능하다. 

Untitled, 1985, Acrylic on canvas, 228.6 × 599.4 cm, ©The Keith Haring Foundation


인터넷으로 사전에 예약해야 하는 '러브 인 파라다이스 : 뱅크시 앤 키스 해링'展(Love in Paradise:Banksy and Keith Haring)은 파라다이스 아트스페이스(인천)에서 볼 수 있다. 관람료는 무료. 휴관일은 없다.

▮ "가장 진지한 고백 : 장욱진 회고전"

나무와 가족, 1982, 캔버스에 유화 물감, 28×19.8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Tree and Family, 1982, oil on canvas, 28 × 19.8cm, MMCA Lee Kun-hee collection


이중섭, 김환기, 박수근, 유영국. 이들과 함께 '한국 근현대미술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작가 장욱진(1917-1990)'. 그의 학창시절(1920년대)부터 작고 때(1990년) 까지의 작품을 조망하는 특별전이다.

그런 만큼 미술 애호가들의 관심도 높다. 

전시를 기획한 배원정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지난 11일 필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전시를 오픈한 지 한 달 정도된 상황에서 하루 평균 2천 7백여 명 정도가 미술관을 찾는다"라며 "특히 지난 추석 연휴 중에는 하루 평균 관람객이 8천 명 정도였다"라고 밝혔다. 

특히 60년만에 일본에서 돌아온 공개작은 화제다. 그것은 바로 평생 가족을 그린 한국의 대표작가 장욱진이 최초로 그린 가족 그림인 1955년작 '가족'인데, 응급 보존 처리를 마치고 전시장에서 관람객을 만나고 있다.  

가족, 1955, 캔버스에 유화물감, 6.5x16.5cm, 국립현대미술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작품은 1964년 반도화랑에서 열린 장욱진의 첫 번째 개인전 출품작이었다. 당시 반도 호텔에 머물던 일본인 사업가에게 판매된 이후 공개된 적이 없다가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극적으로 발굴되었다고 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발견된 작품에 대해 "장욱진 가족도의 전범(典範)이 되는 그림이자 최초의 정식 가족도라는 측면에서 미술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라며 "그림 한 가운데에는 작품 제작연도 1955와 장욱진의 서명(UCCHINCHANg)이 적혀있다"라고 설명했다. 

수안보 풍경, 1986, 캔버스에 유화 물감, 35 × 27.6cm, 개인소장, Landscape of Suanbo, 1986, 35 × 27.6cm, private collection


이 외에도 전시에서는 나무와 까치, 해와 달, 집 등 장욱진이 모티브로 삼아 작업한 작품 총 270여 점을 볼 수 있다. 유화, 먹그림, 매직펜 그림, 판화, 표지화와 삽화, 도자기 그림 등 약 60년간 펼쳐 온 그의 예술 활동을 총망라한다.

배원정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나는 심플하다고 했던 장욱진 작가의 말에서 의미하는 '심플'은 본질을 추구하는 조형 의식일 뿐만 아니라 정직함을 뜻하기도 한다"면서 "앞과 뒤가 똑같아 예술과 생활의 차이가 없었고, 청년부터 노년까지 한결같은 소재로 1000점 이상의 성실한 작업 세계를 이어온 작가" 라고 설명했다. 

까치, 1958, 캔버스에 유화 물감, 40×31cm, 국립현대미술관, Magpie, 1958, oil on canvas, 40 × 31cm, MMCA


국립현대미술관 '가장 진지한 고백 : 장욱진 회고전'은 2024년 2월 12일까지 진행된다. 사전 예약은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고 관람료는 덕수궁 입장료(1천 원)를 포함해 총 3천 원이다. 월요일은 휴관.   

(사진 제공 : 파라다이스 아트스페이스, 국립현대미술관)

정승조 아나운서 / 문화 예술을 사랑하는 방송인으로 CJB청주방송, TBN충북교통방송에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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