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가방, 식당 냉장고에 몰수 마약 보관한 보건소…CCTV 없어 5년간 조사 '0건'
【 앵커멘트 】 MBN은 얼마 전 강원도의 한 보건소가 검경에서 압수한 시가 10억 원 상당의 몰수 마약을 분실한 사실도, 분실 이후에도 두 달 간 찾지 못해 검찰 수사를 받았다는 보도해드렸는데요. MBN이 취재해보니 부실하게 관리하는 곳이 한 두 곳이 아니었습니다. 몰수 마약의 부실한 관리 실태, 최돈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4월, 강원도의 한 보건소에서 시가 10억 원 상당의 몰수 마약 500g이 사라졌습니다.
보관 2년 만에 분실 사실을 확인했고, 없어진 걸 알고도 두 달 동안 찾지 못하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기까지 했습니다.
몰수 마약의 부실 관리, 이곳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MBN이 입수한 전국 보건소의 몰수 마약 보관 실태 자료입니다.
여행용 가방, 업소용 냉장고.
일선 보건소에서 사용한 몰수 마약 보관 금고들입니다.
철제 금고가 아닌 나무 수납장에 보관한 곳이 있는가 하면, 사무실 책상 밑에 두거나 보관 금고가 아예 없는 곳도 있습니다.
▶ 인터뷰 : A보건소 관계자 - "경찰서에서 저희한테 올 때 생물로 와요. 그걸 건조할 상황이 될 수 없는 게 밖에서 건조하면 분실될 수 있고…."
▶ 인터뷰 : B보건소 관계자 - "폐기랑 같이 갖고 오셔서 저희는 바로 폐기 처리해서 (보관 창고가 없습니다.)"
보관 상태도 부실한데 관리는 더 허술했습니다.
CCTV나 24시간 감시 장치가 설치된 곳은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보건소 담당 직원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분실이나 도난, 훼손에 그대로 노출돼 있지만,
관계 당국은 손을 놓고 있습니다.
검찰은 몰수 마약 처분 자료를 별도로 작성하고 있지 않았고 식약처는 관리 상황에 대해 감사나 조사를 한 적이 없습니다.
▶ 인터뷰 :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복지위) - "마약 범죄가 급증하면서 압수 마약이 늘어나고 있지만 관계 당국의 관리가 허술해 도난, 분실의 위험이 매우 큽니다. 시스템 점검 등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올들어 5월까지 검찰은 필로폰만 약 34만 6천 명에게 동시 투약할 수 있는 170여 kg을 압수했습니다.
MBN뉴스 최돈희입니다. [choi.donhee@mbn.co.kr]
영상취재 : 이동학 기자 현기혁 VJ 영상편집 : 최형찬 그래픽 : 이새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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