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마스 배후’ 이란 압박...“이란 원유수출대금 60억달러 재동결”

강계만 특파원(kkm@mk.co.kr) 2023. 10. 1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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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동결됐다 돌려준 자금
이번엔 카타르은행에서 동결
“테러단체에 사용못하게 해야”
하마스 공격에 이란 관여 촉각
미 공화 상원은 바이든에 서한
“이란 원유 수출까지 제재해야”
이스라엘군이 지난 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거점 시설을 파괴하기 위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공습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이스라엘을 침공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배후로 여겨지는 이란을 압박하기 위해서 이란 원유수출대금 60억 달러(8조원)을 재동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에 한국에서 동결됐던 자금인데, 미국 조치로 돌려준 뒤 카타르 은행에 보관되어 있던 자금이다.

워싱턴포스트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월리 아데예모 미국 재무부 부장관이 12일(현지시간) 미 하원 민주당 의원들을 만나 “카타르 은행에 예치된 이란 원유수출대금 60억 달러를 이란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미국과 카타르 정부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아데예모 부장관은 의원들에게 “그 돈은 당분간 어디로도 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과거 한국에 원유를 수출했다가 60억 달러를 받기로 했지만 당시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인해 그 자금은 한국 은행에 묶여 있었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 달 이란에 수감된 미국인들을 돌려받는 조건으로 이란 원유수출대금 동결을 해제한 뒤 카타르 은행으로 이체하도록 허가했다. 이 대금은 미국 승인을 거쳐 식량과 의약품 구입과 같은 인도주의 용도로만 사용가능하다.

그러나 이란으로부터 군사적 지원을 받는 하마스가 지난 7일 새벽 이스라엘 기습공격한 이후 미 의회에서는 “이란 자금이 테러단체 지원에 쓰일 수 있다”면서 다시 동결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쳤다. 미 공화당뿐만 아니라 민주당에서도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작전에 이란 관여여부가 확인될 때까지 이란 원유수출대금 접근을 완전히 막아야 한다고 요청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 간에 동결 자금 해제 및 수감자 맞교환 합의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촉매제가 됐다고 주장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카타르 은행에 예치된 이란 원유수출대금 계좌에서는 1달러도 사용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백악관은 언제든지 이란 원유 수출대금을 다시 동결할 수 있다고 밝혔고, 실제로 이번에 재동결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 정부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유엔 주재 이란대표부는 동결된 자금에 대해 “이란 국민의 정당한 소유”라며 “이란 정부가 이란 국민을 위해 제재와 무관한 모든 필수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지정된 돈”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공화당에서는 이란의 원유 수출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강력한 제재를 추가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릭 스콧 의원을 포함한 미국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10명은 지난 10일 바이든 대통령에 서한을 보내고 “이란 정권이 손에 든 모든 달러는 테러를 후원하고 정권을 유지하는 데 사용된다”고 지적하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소집해서 이란을 더 고립시킬 수 있는 제재를 국제사회와 함께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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