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국회의원도 잘 모르는 세종의사당 궁금증 3가지?

국회규칙 통과 퍼포먼스. 사진=세종시 제공

국회 세종의사당 이전을 위한 법적인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 3분의 2 또는 그 이상이 세종으로 이전하게 되죠. 그렇다면 세종의사당 개원 시기는 언제이고, 국회의원 300명 중 세종으로 가야 하는 국회의원은 몇 명이나 될까요. 이번주 [뉴스 즉설]에서는 국회의원들도 잘 모르는 세종의사당의 궁금증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국회의원 300명 규모 의원회관 필요

국회가 지난 6일 본회의를 열어 '세종의사당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안'을 통과시키면서 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한 법률적 절차는 마무리됐어요. 그 누구도 되돌릴 수 없는 불가역적인 결정입니다. 이는 지난 2021년 9월 28일 국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2년 만이고, 더 거슬러 올라가 민주통합당 박수현 의원이 2012년 12월 세종시에 국회 분원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이후 10년 10개월 만의 일입니다.

국회 규칙은 11개 조항으로 세종의사당의 위치, 부지 면적, 이전 대상 상임위원회 등이 명시돼 있습니다. 세종의사당의 부지는 이미 세종특별자치시 세종동 일대 63만 1000㎡로 확정됐죠. 이곳은 금강 북쪽 전월산(轉月山) 아래 위치해 있으며 여의도 국회의 두 배 가까운 면적입니다. 전형적인 배산 임수의 명당으로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방문한 적이 있어요. 국무총리실 기준 정부청사와 1㎞ 거리로 차량으로 2분, 도보로 15분 정도 걸립니다.

이전 대상 국회 위원회는 전체 17개 상임위 중 11개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입니다. 그러면 국회의원 300명 중 몇 명이 세종으로 가야 할까요. 국회 규칙 제4조 2항은 '세종으로 이전하는 상임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의 사무실은 국회 세종의사당에 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세종의사당 내에도 여의도의사당처럼 국회의원회관을 짓고 거기에 의원들의 개별 사무실을 배치한다는 말입니다.

이전 대상 상임위의 현재 국회의원 수를 헤아려 보면 정무위 24명, 기획재정위 26명, 교육위 16명,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20명, 행정안전위 22명, 문화체육관광위 16명,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19명,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30명, 보건복지위 24명, 환경노동위 16명, 국토교통위 30명 등 11개 상임위 243명입니다. 예산결산특별위 50명까지 포함하면 293명입니다.

물론 이 중에는 2개 상임위에 소속된 의원들도 있지만 사실상 대부분의 의원들이 세종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세종의사당 국회의원회관 규모는 국회의원 전원이 들어갈 수 있는 300명 기준으로 건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회 세종의사당 부지. 사진=대전일보 DB

◇법사위, 국방위 등 추가 이전 여지

국회 규칙 제정으로 서울 여의도에는 운영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정보위원회, 여성가족위 등 6개 위원회가 남게 되는데요. 이번에는 추가로 이전 가능한 위원회는 없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국회 규칙 제정 과정에서 법사위도 이전 대상으로 거론됐죠. 국회 운영위가 전체회의에서 부대 의견으로 '법제사법위원회를 국회 세종의사당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조항을 넣었는데 본회의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빠졌습니다. 이 부대 의견을 정리하지 않으면 국회 규칙이 법사위에 장기간 계류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죠.

법사위는 상·하 양원제의 '상원(上院)'에 비견될 만한 중요한 위치로 흔히 '상임위 위의 상임위'로 불립니다. 법사위의 법안 처리를 보더라도 고유법보다 다른 상임위에서 의결한 법안인 타위법이 더 많아요. 법사위 업무와 관련된 정부 부처도 대부분 세종에 위치해 굳이 법사위가 서울에 남을 필요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법사위 이전 변수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만약 사법기관인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세종 이전이 이뤄진다면 법사위도 세종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겠죠. 지난 2010년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이 대법원과 헌재의 이전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국회 국방위도 세종 이전 당위성이 충분합니다. 국방부를 제외한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3군 본부 등 주요 산하 기관들이 모두 대전·충남에 위치해 있죠. 효율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국방위의 세종 이전도 검토할 만 합니다.

국회 규칙에 반드시 11개 상임위와 예결위만 이전해야 한다는 조항은 없습니다. 여야 원내대표가 국회법 개정안을 처리할 때 대충 12개로 합의를 한 게 전부입니다. 그렇다면 여야 원내 대표의 합의만 있으면 언제든지 이전 상임위를 13개 또는 14개로도 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홍성국 민주당 의원은 지난 8월 국회 운영위 소위 회의에서 법사위 이전과 관련해 "세종의사당이 2030년 정도 된다. (법사위를 제외하고) 이 안대로 그냥 처리를 해 놓고 그사이에 또 바꾸면 된다.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습니다.

사진=대전일보 DB

◇24대 국회 시작하는 2032년 개원 가능성

세종의사당 완공 시기는 아직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국회 운영위에서 일부 자문위원들이 완공 시기를 국회 규칙에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죠. 완공시기는 사업추진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가변적인 사항이라는 이유로 명문화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2027년, 2028년, 2030년, 2031년 전후 등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어요.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해 8월 세종의사당 부지를 찾아 "세계적·대표적인 민주주의 전당이 될 수 있게끔 2027년 이전까지 잘 짓겠다"고 밝힌 적이 있죠. 하지만 국회 규칙 제정이 늦어지면서 2027년은 물 건너갔고 2030년도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요. 사업추진 방식과 총사업비 협의에 소요되는 기간 등에 따라 완공시기는 유동적 입니다.

세종의사당 건립은 무엇보다 사업 주체인 국회사무처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행복도시건설청 등 관련 기관들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국회사무처는 지난 6일 규칙안의 본회의 통과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처음으로 완공시기를 2031년 전후로 전망했습니다. 2024년 상반기 중 총사업비 협의가 완료되는 경우 곧바로 사업에 착수해 2031년을 전후로 준공한다는 시나리오인데요.

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해서는 우선 3개월 내 건립위원회를 구성하고, 그 후 6개월가량 국회 사무처와 기획재정부의 총사업비 협의를 거쳐야 합니다. 이어 설계공모 용역과 설계 방식 및 절차 검토를 거쳐 착공까지는 대략 2년, 착공부터 준공까지는 4-5년이 더 걸립니다. 문제는 일괄설계 시공(턴키 방식)이 아닌 국제설계공모를 하면 준공 시기가 1-2년 더 늦어질 수도 있어요.

정치적인 상황 변화에 따라서도 완공 시기가 당겨지거나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다만 총선이나 대선 공약에 '조기 완공'이란 용어가 자주 거론되지만 실제 이뤄진 사례는 거의 없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합니다.

세종의사당이 국회사무처의 예상대로 2031년 완공되더라도 그해 가을 정기국회와 이듬해 4월 총선 일정을 감안하면 실제 개원은 더 늦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24대 국회가 시작되는 2032년 5월부터 본격적인 '국회 세종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