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BURN' 상표권 인정…식별력 가진다"

= 서울 서초구 대법원. 2015.8.20/뉴스1

등록상표 'BURN FITNESS' 중 'BURN'이 식별력이 높아 상표권 보호 대상이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상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0년 2월부터 2021년 8월까지 '번피트니스'라는 이름의 헬스클럽을 운영하면서 업소와 홈페이지 등에 'BURN' 표장과 'BURN FITNESS' 등이 적힌 상표를 사용했다. 하지만 2020년 1월 'BURN FITNESS'라는 상표가 등록된 사실이 드러나 A씨는 상표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과 2심은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BURN'이라는 단어에는 '심한 운동으로 인해 화끈거리는 느낌'을 표현하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며 "등록상표만으로 이 단어를 일절 사용할 수 없다고 해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은 다르게 판단했다.

대법원은 "수요자에게 상표에 관한 인상을 심어주거나 기억·연상을 하게 해 상품의 출처표시 기능을 수행하는 '요부'가 있으면 그 요부로 상표의 유사 여부를 대비·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요부인지 여부는 그 부분이 저명한지, 강한 인상을 주는지, 전체 상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지 등을 요소를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URN'과 'FITNESS'가 띄어쓰기로 구분돼 있다"며 "FITNESS에는 식별력이 없지만 BURN은 상대적으로 강한 인상을 주고 전체 상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낮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BURN' 부분은 '운동을 통해 체지방 또는 칼로리, 스트레스 등을 태우다'는 의미를 암시한다고 볼 수 있어도, 상품 거래상 누구에게나 필요한 표시는 아니므로 특정인에게 독점시키는 것이 적당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A씨가 사용한 'BURN' 표장은 B씨의 등록상표와 외관이 유사하고 모두 '번'으로 호칭돼 관념이 동일하므로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상품에 출처를 오인·혼동하게 할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BURN'의 사용으로 인한 상표법 위반 부분은 파기돼야 한다"며 사건을 2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