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6000발' 지상전 앞둔 이스라엘, 공습 지속…"하마스 죽은 목숨"(종합)
이스라엘, 시리아까지 공습…이란 "확전여부 이스라엘에 달려"
(서울=뉴스1) 강민경 김민수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촉발된 전쟁이 12일(현지시간) 엿새째로 접어들었다.
양측 사망자가 28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스라엘의 공습 범위가 시리아까지 확대되면서 확전 우려가 증폭됐다.
로이터통신과 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군은 1300명, 가자지구 당국은 1537명의 누적 사망자를 보고했다.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발생한 사망자 31명을 더하면 양측 사망자는 도합 최소 2868명이 된다.
부상자는 이스라엘에서 3200명, 가자지구에서 6612명이 보고됐다. 인구가 230만명인 가자지구에서는 33만8000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병원에 공급되는 전기가 끊기고 음식과 식수가 얼마 안 가 바닥날 상황에 이르는 등 인도주의 우려가 커졌다.
◇보복 의지 다지는 이스라엘…"지금은 전쟁할 때"
이스라엘은 보복 의지를 다지며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지속했다. 가자지구를 둘러싼 장벽 인근에는 지시만 떨어지면 밀고 들어갈 병력과 전차, 장갑차들이 집결해 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현재까지 총 4000톤에 이르는 폭발물을 담은 폭탄 6000발을 가자지구에 투하했다고 밝혔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가자지구 주변의 안보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교훈을 얻고 조사도 실시하겠지만 지금은 전쟁을 할 때"라며 보복 의지를 되새겼다.
알자지라는 이스라엘군이 지상군 투입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했으며, 심지어 남부 사막지대에 가자지구의 도시경관을 재현한 기지를 건설해 훈련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제2야당 국가통합당과 합의한 전시 통합내각이 의회의 승인을 받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를 향해 "모두 죽은 목숨"이라며 강도 높은 표현을 이어갔다.
◇이스라엘, 시리아까지 공습…이란 "확전여부 이스라엘에 달려"
이스라엘의 공습 범위는 시리아까지 확대됐다.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 공항과 북부 알레포 공항이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아 운항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시리아 국영TV는 군 관계자를 인용해 "동시다발적인" 공격으로 두 공항의 착륙장이 손상돼 운항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10일 이스라엘이 시리아에서 자국 영토로 박격포가 발사됐다고 밝힌 지 이틀 만에 벌어진 대응이다.
과거 이스라엘군은 시리아를 지원하는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시리아군 진지를 향해 수백 차례 공습을 가한 바 있으나, 이번 공격은 하마스와의 전쟁 도중에 실시돼 중동 전체로 갈등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냈다.
이란은 확전 여부가 이스라엘에 달려 있다며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이 지속될 경우 "다른 전선"에서 전쟁이 시작될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레바논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자지구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과 전쟁범죄, 봉쇄 등을 감안하면 다른 전선이 열리는 건 현실적인 가능성이 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하마스 학살장면 미국에 보여줘…미국 "그래도 민간인 가해 안돼"
이스라엘은 지상군 투입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자국을 찾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뿐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방장관들에게도 하마스의 적나라한 민간인 학살 장면을 보여줬다.
블링컨 장관은 총탄을 여러 발 맞은 아기의 사진, 군인들이 참수되는 장면, 젊은이들이 차에 탄 채로 불에 타는 장면 등을 봤다면서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방식으로의 타락이며,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의 것이 아니다"라고 한탄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이스라엘 편에 있음을 강조하면서도 민주주의 국가와 테러리스트들 간에는 차이가 있다며 "민간인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예방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의식한 발언으로, 과잉 대응을 경계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날 조 바이든 대통령 또한 같은 맥락으로 이스라엘에 전쟁법 준수를 촉구했다.
이날 미국은 카타르 은행에 예치돼 있는 이란 자금 60억달러(약 8조원)을 이란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재동결하는 데 카타르와 합의했다. 하마스가 이란으로부터 무기와 훈련 등을 제공받았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위기 확대를 우려한 서방 지도자들은 이스라엘로 향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이스라엘을 찾는다. 로베르타 멧솔라 유럽의회 의장도 동행한다.
EU 집행위원회는 두 사람이 "하마스 테러 공격의 희생자들과 연대를 표명하고 이스라엘 지도부와 만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국에서는 블링컨 장관에 이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13일 이스라엘을 찾아 네타냐후 총리와 면담한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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