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 김지훈, 생존을 위한 몸부림 [인터뷰]

정한별 2023. 10. 1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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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 김지훈, 최프로 역으로 열연
맨몸 운동 장면에 반영된 김지훈 의견
김지훈이 '발레리나'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제공

배우 김지훈은 지난 연기 인생을 돌아보며 "진짜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자연스럽게 대사를 읊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한계를 극복하며 지금까지 달려왔단다. 이러한 김지훈에게 모든 걸 쏟아붓는 연기는 곧,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었다.

김지훈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넷플릭스 영화 '발레리나'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발레리나'는 경호원 출신 옥주(전종서)가 소중한 친구 민희(박유림)를 죽음으로 몰아간 최프로(김지훈)를 쫓으며 벌어지는 일을 담은 감성 액션 복수극이다.


서사 없는 최프로

최프로는 불법으로 촬영한 영상을 통해 여성을 협박하고 착취하는 인물이다. 질 나쁜 빌런인 탓에 김지훈 주변 사람들이 그의 출연을 걱정할 정도였다. '발레리나'에는 최프로의 과거 등 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담기지 않았다. 김지훈은 "이번 악역은 서사가 주어지지 않았다"면서 "이런 행동을 한 인물에게 서사, 동정은 사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악역을 할 때 늘 생각하는 지점이 있다. 나쁜 짓을 해도 얘가 왜 그렇게 했는지, 혹은 연민이나 동정을 느낄 부분이 있는지 생각한다. 그러나 최프로는 이런 지점이 없었다"고 전했다.

시선을 모으는 부분은 최프로가 매력적인 비주얼을 자랑한다는 점이다. 김지훈에게는 최프로가 멋진 겉모습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용서받을 수 없는 인물이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중심을 잡아야만 했다. "(최프로의 겉모습이) 멋있어야 했다. 보기 싫은 사람이라면 영화 자체가 보기 싫어질 수 있다. 끔찍한 짓을 하는 상황이 나오는데 그런데도 보고 싶어야 하지 않나. 물론 그런 짓을 하는 주제에 너무 멋있으면 곤란했다"는 게 김지훈의 설명이다. 김지훈은 "워딩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최프로에 대해 대본에 장발과 퇴폐적인 섹시함, 흠잡을 데 없는 외모를 갖고 있다는 말이 쓰여 있었다. 난 운동도 열심히 해서 몸도 더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발레리나'의 비하인드 스토리

김지훈이 '발레리나'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

'발레리나' 속 액션 신은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어 준다. 김지훈은 모텔에서 싸우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상의를 탈의하고 있다 보니 싸우고 넘어지고 부딪힐 때 여기저기에 피부가 직접 노출돼 아팠다"고 말했다. 전종서와의 액션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을 수 있었다. 최프로는 옥주와 싸우는 과정에서 입 쪽이 찢어져 조커를 떠올리게 만드는 외모를 갖게 된다. 김지훈은 "처음에는 눈이었다. 한쪽 눈을 잃게 되는 거였는데 입을 찢는 게 더 느낌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바뀐 듯하다"고 말했다.

김지훈의 의견이 반영돼 달라진 장면도 있다. 맨몸 운동 장면이다. 김지훈은 "'발레리나'에 참신한 부분이 많다고 느꼈다. 최프로 운동 장면도 새로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내가 하는 맨몸 운동이 최프로 성격을 보여주는 데 좋을 듯했다. 본모습을 가꾸는 나르시시스트 최프로와 어울리는 듯했다. 그 동작들을 하는 그림이 기존에 드라마 영화에서 흔하지 않았던 것 같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충현 감독은 김지훈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고 최프로의 집에는 철봉이 설치됐다. 김지훈은 해당 장면을 소화하기 위해 운동도 더욱 열심히 했다. 촬영 중에는 와이어의 도움도 있었다.


'발레리나'로 호흡 맞춘 전종서

'발레리나'의 전종서는 김지훈이 부러움을 느끼게 만든 배우다. 김지훈은 "난 가진 걸 다 쏟아 부어야 볼 만한 연기가 나오는 듯하다. 전종서 배우가 부럽다. 그냥 와서 쓱 하면 멋있는 연기가 완성되는 것 같다. 좀 다른 종류의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종서씨 같은 배우들을 보면 내가 지금도 상상하기 어려운 연기적인 표현을 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감탄한다"고 이야기했다.

늘 뛰어난 연기력을 자랑했을 듯한 김지훈이지만 그도 과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김지훈은 "연기를 처음 했을 때를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말하는 것도 힘들 정도였다. 대본을 갖고 말하면 로봇이 됐다. 거기에서 시작해 한계를 극복해 나갔다. 지금도 그런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없는 재능을 노력으로 메워가는 배우이다 보니 모든 걸 다 쏟아붓지 않으면 좋은 연기가 나올 수 없는 듯하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다"라고 말하며 웃는 김지훈의 모습에서는 열정이 느껴졌다.

한편 '발레리나'는 지난 6일 공개됐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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