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주가조작 다잡는다" 한국거래소, 감시체계 대폭 강화

부산CBS 김혜경 기자 2023. 10. 13.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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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불공정거래 적출기준 6개월, 1년 이상으로 대폭 늘려
1년간 200% 상승한 종목 대상, 시장경보제도 도입
시장감시위원회-금융당국 간 조기 공조 체계, 피드백 체계 마련
한국거래소 전경. 한국거래소 제공

한국거래소가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는 주가조작을 잡아내기 위해 감시 기간을 기존 100일에서 6개월, 1년 이상으로 대폭 확대한다. 최근 주가조작 트랜드가 수년에 걸쳐 이뤄지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시감위)는 새로운 불공정 거래를 빨리 포착하고, 제때 대응하는 역량을 키우기 위해 시장감시 체계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개선 방안을 내놨다.

올해 4월 발생한 대규모 주가조작 사건 이후 한국거래소 시감위와 금융 수사당국은 주가조작 혐의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벌이며, 비슷한 사례를 막기 위해 다양한 개선안을 마련했다.

이 일환으로 시감위는 모든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시장 감시·심리 기능을 강화하고 조직과 업무체계 전반을 쇄신할 방침이다.

먼저, 시장 감시시스템을 고도화하기 위해 △중·장기 불공정 거래 적출기준 마련 △혐의 계좌 간 연계성 확인 기법 다양화 △시장경보제도 개선에 나선다.

이에 따라 중·장기 불공정 거래 적출기준이 확 늘어난다.

현행 이상 거래 적출기준은 주가조작 사건 대부분이 단기간에 이뤄지는 것을 감안해 최대 100일로 설계돼 있다. 이 때문에 장기 불공정거래를 찾아내는데 한계가 있었다.

시감위는 단기 적출기준 외에 6개월(중기), 연간(장기) 이상 거래 적출기준을 새로 만들었다. 주가 상승 폭의 대상 기간을 확대했고 주가 상승 폭 산출 기준도 변경한다.

연계 계좌군 관여율 수치도 조정하고, 기업의 시장가치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도 반영한다.

혐의 계좌 간 연계성 확인 기법도 다양화한다. 지금은 인터넷 프로토콜(IP)·맥(MAC) 동일성, 인적정보 관련성 등으로 연계성을 확인하고 있어, 우회 IP와 차명을 이용한 다수 계좌를 동원하면 이상 거래로 적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매매패턴 유사성 분석, 거래 종목의 유사성, 계좌 간 체결 집중도를 분석하는 등 판단 수단을 다양화한다. 이 정보는 데이터베이스로 전환해 혐의계좌를 분석하는데 활용한다.

시장경보제도도 개선한다. 지금은 투자자의 뇌동매매 방지를 위해 단기간 주가 급등 종목을 대상으로 시장경보제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 주가 상승 종목에 대한 투자 주의를 환기하기에 효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시감위는 1년간 주가 대비 200% 이상 오른 종목에 대해 필요할 경우 투자 환기가 가능하도록 매매 양태 등 불건전성을 반영한 초장기 투자 경고 지정 요건을 신설한다.

한국거래소 전경. 한국거래소 제공


또, 거래소는 심리 대상 종목 중 긴급·중대 사건의 경우 빠르게 대응하고 처리 기간을 단축하고자 거래소 시감위와 금융당국 간 조기 공조 체계도 마련한다.

시감위의 조사 권한이 제한적인 만큼 혐의가 의심되는 종목이 조사 단계에서 혐의 불충분으로 종결되는 사례를 막기 위해 피드백 체계도 마련한다. 양측간 피드백 체계가 마련되면 심리기법이 개선되고 혐의 적중률도 올라갈 전망이다.

지난 4월 불거진 대규모 주가조작 사건의 최대 문제로 꼽힌 차액결제거래(CFD)계좌 관리도 강화한다. 시감위는 CFD계좌 실제 투자자의 거래 정보를 확보해 불공정거래 적발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한다.

회원사 CFD계좌 관리 실태를 철저히 점검하기 위해 CFD계좌 관련 특별 감리도 추진한다. 또 사이버 감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사이버 정보수집 매체를 다양화한다. 관련 정보는 데이터베이스로 정리해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오래된 인프라를 손볼 계획이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가 중요 제보를 즉각 공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한다.

새로운 불공정 거래를 발견하면 즉시 대응해 시장감시 기준을 마련할 수 있도록 불공정거래 동향, 시장정보, 외부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전문가 협의체'도 꾸린다.

시감위의 감시, 심리로 분화한 사후 적발 업무 기능이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기능별로 업무·조직을 재편하고 적정 인력을 충원한다. 구체적으로 이상 거래 적출부터 혐의 통보까지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단일 부서에서 수행하도록 채널을 일원화한다. 사전 예방 업무를 전담하는 부서도 신설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종합 개선 방안은 규정 개정·시스템 개발 등이 완료되는 대로 올해 4분기에서 내년 상반기 중 순차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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