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가 필요해’…로코의 귀환 반기는 극장가

김은형 2023. 10. 1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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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을 기대했던 대작들의 실패로 황량해진 극장가에 한동안 씨가 말랐던 로맨스의 싹이 피어나고 있다.

8월 개봉한 '달짝지근해:7510'와 개봉 중인 '30일'이 굶주렸던 로맨틱코미디 관객들을 불러모으며 선전하고 있다.

같은 날 개봉한 '오펜하이머'까지 대작들의 틈바구니에 134만 여명의 관객을 동원해 여름 한국 영화 흥행 경쟁에서 '더 문'과 '비공식작전'을 물리치고 3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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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달짝지근해’ 대작 영화 사이서 선전
영화 ‘30일’ 마인드마크 제공.

흥행을 기대했던 대작들의 실패로 황량해진 극장가에 한동안 씨가 말랐던 로맨스의 싹이 피어나고 있다. 8월 개봉한 ‘달짝지근해:7510’와 개봉 중인 ‘30일’이 굶주렸던 로맨틱코미디 관객들을 불러모으며 선전하고 있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3일 개봉한 강하늘, 정소민 주연의 ‘30일’은 개봉일부터 줄곧 관객 수 1위(영진위 통합전산망)를 놓치지 않고 11일까지 86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추석 연휴 흥행 3파전으로 꼽혔던 ‘천박사 퇴마연구소:설경의 비밀’ ‘1947 보스톤’ ‘거미집’에 밀려 연휴 마지막 날에 겨우 개봉일을 잡았지만 세 작품 모두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자 흥행 맨 앞줄로 나아갔다. 광복절에 개봉했던 ‘달짝지근해:7510’도 비슷한 흐름을 탔다. 유해진, 김희선이 주연한 이 영화는 여름 대작 영화 경쟁에 끼지 못하고 성수기의 끝물인 광복절에 개봉했다. 같은 날 개봉한 ‘오펜하이머’까지 대작들의 틈바구니에 134만 여명의 관객을 동원해 여름 한국 영화 흥행 경쟁에서 ‘더 문’과 ‘비공식작전’을 물리치고 3위에 올랐다.

영화 ‘달짝지근해:7510’ . 마인드마크 제공

두 영화의 선전은 기대작들의 계속되는 흥행 실패로 인해 두드러지는 측면이 강하다. ‘달짝지근해’는 기대보다 높은 성적을 올렸지만 개봉 두 달이 가까워지는 시점에 손익분기점이 아슬아슬하다. ‘30일’ 역시 9일이나 1위를 유지하면서도 100만 관객을 동원하지 못했다. 시장이 형편없이 줄어든 탓이다.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으로 160만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영화의 흥행은 볼거리 중심의 대작 영화에 식상한 관객들의 달라진 입맛을 반영한다. 멀티플렉스 씨지브이(CGV) 관객 분석 지표를 보면 두 영화의 주요 관객층은 20대 여성이 압도적으로 높다. ‘달짝지근해’는 두 주인공이 40대인 ‘중년 로맨스’임에도 20대 관객들의 지지가 훨씬 컸다. 20대 여성 관객은 ‘엘리멘탈’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즈메의 문단속’ 등 올해 깜짝 홈런을 친 애니메이션들의 흥행을 주도했다.

애니메이션과 함께 20대 여성 관객들이 박스오피스를 주도한 장르가 로맨스다. 지난해 말 개봉해 흥행 역주행을 하며 11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일본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를 시작으로 대만 영화 ‘여름 날 우리’ ‘상견니’ 등이 20대 여성 관객의 지지로 35만명이 넘는 박스오피스를 기록했다. 2021년 개봉작을 재개봉한 ‘여름 날 우리’는 개봉 당시보다 훨씬 많은 관객을 모았다. 이밖에 ‘남은 인생 10년’ 등도 수익을 거두면서 1990년대 일본 로맨스 영화 붐을 경험한 40~50대들이 점차 외면하며 수입이 끊기다시피 했던 감성적 일본 로맨스 영화가 줄줄이 개봉을 준비 중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국 로맨스 영화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시라노:연애조작단’ ‘건축학개론’ 등을 제작했던 명필름은 다음 달 29일 이동욱, 임수정 주연의 로맨틱코미디 ‘싱글 인 서울’을 내놓는다. 혼자가 편하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하는 요즘 20~30대의 감성을 반영한 작품이다. 또 로맨틱코미디 드라마 ‘킹더랜드’로 올해 대박을 친 윤아와 안보현 주연의 로맨틱코미디 ‘2시의 데이트’, 대만 영화를 리메이크한 도경수, 원진아 주연의 ‘말할 수 없는 비밀’도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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