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마무리 투수'가 있는데...시즌 8명의 세이브 투수를 배출한 LG 극강 불펜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지난 4일 LG 트윈스는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분 좋게 정규시즌 우승 세리머니를 했다.
29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이라 경기 내용이 크게 주목받지 않았지만, 사실 이날은 LG 최동환이 올 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한 경기였다.
LG는 8회말 유강남에서 홈런을 허용하며 역전당했지만 9회초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7-6 한 점 차 살얼음판 리드에서 LG는 백승현이 8회에 이어 9회도 등판했다. 평소 같았으면 9회 마무리 투수를 투입하는 게 당연한데 이날은 상황이 달랐다. LG는 고우석과 정우영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되었고, 함덕주는 부상으로 엔트리에 빠져있었다. 어쩔 수 없이 백승현으로 밀고 나갔지만, 1사 후 전준우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최근 LG는 이럴 때 베테랑 김진성이 마운드에 올라 위기를 극복했지만, 이틀 전 2이닝을 소화한 김진성의 이날 등판은 어려웠다. 결국 또 다른 베테랑 최동환이 마운드에 올랐고 첫 타자 이정훈을 2루수 플라이로 잡은 뒤 한숨 돌렸다. 하지만 전 타석에서 홈런을 기록한 유강남을 고의사구로 내보내며 2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타석에는 김민석이 들어섰고 그는 노련한 투구로 투수 앞 땅볼로 유도한 뒤 포효했다. 이는 최동환의 시즌 첫 세이브였고 LG에서만 314번째 경기에 나서며 기록한 통산 4번째 세이브였다.
최동환의 세이브로 LG는 올 시즌 무려 8명의 투수가 세이브를 기록하게 됐다. 고우석(15세이브), 박명근(5세이브), 함덕주(4세이브), 이정용(3세이브), 김진성(3세이브), 백승현(3세이브), 유영찬(1세이브), 최동환(1세이브) 등 필승조뿐만 아니라 추격조까지 불펜 전원이 마무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무리 투수가 없어 집단 마무리 체제에 들어간 팀도 아니고 국가대표 마무리 투수 고우석을 보유한 LG의 투수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중 백승현, 유영찬, 박명근은 올 시즌 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한 투수들로 신구조화가 완벽에 가깝다. 마무리 경험이 없던 투수들이 성공을 맛봄으로써 그들은 한 단계 더 발전하고 있다.
다른 9개 구단이 뎁스의 한계를 느끼며 등판시킬 투수가 없어 고민하는 반면 LG는 아시안게임 기간 지난해 최고 마무리 투수 고우석과 홀드왕 정우영이 빠졌는데도 막강 불펜을 앞세워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올 시즌 LG의 불펜 투수들은 이기고 있을 때 상황에 따라 누구나 세이브를 올릴 수 있는 특급 중간 투수들이다. 막강 불펜을 구축한 LG는 이제 통합우승을 노리고 있다.
[올 시즌 8명의 세이브 투수를 배출한 LG 트윈스 / 부산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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