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도 토트넘처럼 망칠라..."콘테는 폭발 일으킬 수 있어" 퇴짜가 다행

김대식 기자 2023. 10. 1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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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제안을 거절한 건 나폴리한테는 차라리 잘된 일일 수도 있다.

나폴리는 현재 매우 힘든 시기에 봉착했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과 김민재가 떠나면서 어느 정도 난관이 예상됐지만 이 정도로 우승팀다운 모습을 잃어버릴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빅터 오시멘, 흐비차 크라바츠헬리아, 스타니슬라프 로보트카 등 기존 전력을 어느 정도 잘 지켜냈기 때문에 나폴리의 추락은 더욱 믿기 힘들다.

리그 8라운드 만에 나폴리는 벌써 선두권과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5위지만 1위 AC밀란과의 승점 차이는 벌써 7점이다. 지난 시즌 리그 패배가 단 4번밖에 없었던 팀이 8라운드 만에 2번이나 졌다.

결국 나폴리는 칼을 빼들기로 결정했다. 루디 가르시아 감독을 8라운드 만에 경질할 계획을 세웠다. 이탈리아 축구 소식에 정통한 지안루카 디 마르지오 기자는 9일(이하 한국시간) "가르시아 나폴리 감독이 경질될 수 있다. 피오렌티나에 홈 패배를 당한 후 아우렐리오 데 아우렌티스 나폴리 회장은 가르시아 감독과 계속 동행할지를 고민하게 됐다. 내부 회의를 했고 가르시아 감독은 보드진과 만났다. 팀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평가다"고 보도했다.

아우렌티스 회장은 공개적으로 "나는 가르시아 감독과 함께 나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때가 되면 가장 적절한 결정을 내릴 것이다. 항상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성급하게 내린 모든 결정은 잘못되기 마련이다"며 가르시아 감독과의 이별을 암시하는 발언을 남기도 했다.

나폴리가 가르시아 감독의 내쫓기로 결정하면서 대체자로 거론된 유력 후보가 콘테 감독이었다. 디 마르지오 기자는 11일에 추가 보도를 내놓으면서 "나폴리에서 가르시아의 미래는 위태로워 보인다. 아우렌티스 회장은 이미 콘테 감독을 만났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다만 디 마르지오 기자는 나폴리가 콘테 감독을 데려오기 위해선 연봉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콘테 감독 또한 "나는 가족을 사랑한다. 나는 토트넘에서 멈추기로 결정했을 때 제대로 된 선택을 내렸다. 기본적으로 쉬고 싶다는 생각이 있지만 도중에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며 감독으로서의 복귀가 가능하다는 것처럼 이야기했다. 협상이 잘 풀릴 수도 있겠다는 예상이 나왔지만 끝내 양 측의 합의는 불발됐다.

 

영국 '가디언' 등 유력 매체에서 활동하며 유럽 축구 이적시장에 정통한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12일 SNS를 통해 "콘테 감독은 나폴리와 장시간 직접적인 대화를 나눴다. 그는 새로운 기회를 계속 기다리기로 결심했으며 대화는 긍정적이지 않았다.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나폴리 회장이 콘테 감독과 직접 대화했지만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콘테 감독과의 협상은 쉽지 않았다. 두 가지가 문제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먼저 높은 연봉이다. 콘테 감독은 토트넘에 있을 때도 매우 높은 연봉을 수령했는데 이는 나폴리의 재정 형편상 쉽지 않은 조건이었다.

 

또한 콘테 감독은 영입에 대한 전권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데 라우텐리스 회장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데 라우렌티스 회장은 다른 회장들과 달리 구단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스타일이다. 애초부터 성사되기 힘든 만남이었던 것이다.

이를 두고 이탈리아 '풋볼 이탈리아'는 "데 라우렌티스 회장은 루디 가르시아 감독 후임으로 콘테 감독을 설득했지만 실패했다. 나폴리를 거절한 콘테 감독은 시즌 중도 부임에 관심이 없으며 프리시즌 훈련 캠프부터 준비하는 걸 선호하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고사했다. 데 라우렌티스 회장은 당분간 가르시아 감독과 함께 하기로 결정했지만 향후 몇 경기는 매우 중요할 것이 분명하다"라고 설명했다.

콘테 감독도 12일 개인 SNS를 통해 나폴리행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내가 영향력 있는 클럽과 가까워졌다는 소문이 끊임없이 들리지만, 지금은 계속 쉬고 싶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의지만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라며 협상이 결렬됐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나폴리에 변화가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일각에서는 콘테 감독과의 협상 결렬이 잘됐다는 평가도 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12일 "콘테는 확실히 하루 24시간 동안 축구만 바라보는 특별한 감독이다. 그한테도 이탈리아 세리에A 복귀가 최선의 해결책인 것 같다"며 콘테 감독한테는 나폴리 복귀가 좋을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나폴리한테는 좋은 선택지가 아닐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유벤투스' 남자라는 콘테의 정체성은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인터밀란에서 두 시즌을 보냈지만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유벤투스 정체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의 가족은 나폴리에서 비행기로 90분 거리인 토리노에 거주하고 있어 나폴리 생활에 적응하는 데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나폴리와 유벤투스는 강력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나폴리 팬들은 팀을 버리고 유벤투스로 이적했던 곤살로 이과인의 유니폼을 불태우면서 배신자라며 강한 비난을 남긴 적도 있다.

 

또한 콘테 감독의 성격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게 '데일리 메일'의 분석이다. "콘테는 불 같은 성격을 지닌 감독이다. 열정적인 선수들로 가득한 나폴리에 그가 과연 적합한 지도자인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이는 마치 휘발유가 가득한 탈의실에서 성냥을 켜는 것과 같다.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다"며 콘테 감독이 나폴리 선수단과 잘 융화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콘테 감독의 선수단 관리에 대한 문제는 예전부터 지적된 적이 많다. 첼시 시절에도 선수단 장악에 실패했고, 가장 최근에 지도했던 토트넘 역시 마찬가지였다. 히샬리송과의 공개적인 불화도 있었다. 크리스티안 로메로 등은 콘테 감독 시절 선수단의 분열이 있었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한 적도 있다.

마지막으로는 콘테 감독과 나폴리의 전술적 성향의 문제였다. 콘테 감독이 3백 포메이션의 신봉자라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 수비적인 성향의 3백을 통해서 수비를 탄탄히 한 뒤에 빠른 전환을 통해 득점을 노리는 게 콘테 감독이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폴리는 4백 기반의 포메이션에 적합한 선수들이 많다. 스팔레티 감독 시절 포메이션도 4-3-3이었다. 성향 자체도 매우 공격적이었다. 지난 시즌만 해도 나폴리는 맨체스터 시티만큼이나 공격적인 축구를 펼친다는 평가를 받았던 팀이다. 콘테 감독의 축구를 잘 수행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매체도 "나폴리에는 풍부한 윙어와 풀백도 많지만 이는 콘테가 선호하는 3-5-2 포메이션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마테오 폴리타노와 흐비차는 콘테 감독이 자주 배치하는 공격형 윙백 역할을 수행할 속도도, 체력도 없다. 전술적인 부적합은 팀이 상위권으로 돌아가기 위해 많은 승점이 필요한 나폴리에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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