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나’ 조현철 감독 “‘학폭 논란’ 박혜수 캐스팅 후회 없다”[인터뷰]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3. 10. 13.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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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으로 데뷔한 배우 조현철. 사진I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제가 보고 경험한 박혜수란 배우는 진정성이 있는 연기를 해요. 인간적으로도 참 좋은 사람이고요. 그 믿음엔 변함이 없습니다. (작품에 어떤 시선이 쏠려도) 후회는 없어요. 우리는 모두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믿었고 진심을 다 했습니다. 저마다의 아픔을 안고, 서로 또 스스로 인내하고 위로하며 만든 영화예요.”

진정 재능부자다. 배우로서 독보적 기량을 펼쳐온 조현철(36)이 감독으로서도 자신만의 색깔과 감성으로 확실하게 어필했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영화 ‘너와 나’를 통해서다.

“(작품을 앞두고) 항상 떨리지만 유독 더 그렇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운을 뗀 그는 “최대한 담담하게 관객과 마주하려고 한다. 이렇게 세상에 나오게 돼 감사하고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현철의 감독 데뷔작 ‘너와 나’는 서로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마음 속에 담은 채 꿈결 같은 하루를 보내는 고등학생 세미(박혜수 분)와 하은(김시은 분)의 이야기를 담은 휴먼 드라마. 원망과 불안 속에서도, 죽음 앞에서도 피어나는, 그리고 남는 건 결국 사랑임을 전한다. 조현철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박혜수 김시은이 주연을 맡았다.

‘너와 나’는 개봉에 앞서 지난해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제48회 서울독립영화제, 제10회 마리끌레르영화제, 제11회 무주산골영화제, 제25회 정동진독립영화제, 제23회 가오슝영화제, 제18회 파리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를 휩쓸며 일찌감치 영화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조현철 감독은 주연 배우 박혜수에 대한 강한 믿음을 보였다. 사진I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원래 연기 전공이었다”는 조현철 감독은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개인적인 사건을 계기로 죽음에 대해 색다른 관점을 얻었다. 사회적인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고, 그 끝에는 사랑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세상에 공개할 날이 다가오니까 많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학창시절부터 단편영화 작업을 해왔다. 덕분에 현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단다. 다만 현실적인 장벽이 그를 가로막았다.

조 감독은 “2016년 처음 이야기에 대해 구상을 시작해 장기간 시나리오 작업을 거쳤다. 여러번 투자도 엎어지고 우여곡절을 겪다 2021년부터 제대로 투자를 받고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갔다”면서 “힘든 시기를 여러번 겪긴 했지만 언젠가 세상에 나올 영화라는 믿음이 있었고, 덤덤하게 상황을 마주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회적인 여러 큰 일들을 겪으면서도 피상적으로 생각해왔던 것 같다. 그러다 어떤 큰 개인적인 일(2016)을 겪으며 삶의 많은 부분에서 영향을 받았고, 굉장히 바뀌었다. 팀원들도 저마다 크고 작은 아픔을 안고 시작해서 그런지 팀워크가 유독 끈끈했고, 웬만해선 흔들리지 않았다. 위로하기 위해 만들기로 했지만, 만들면서 우리가 더 위로 받았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죽음에 대한 어떤 생각들은 본래도 가지고 있었지만 그 일을 겪은 뒤 모든 게 달라졌어요. 사회적 뉴스로 봤던 세월호 참사도 마치 제 일처럼 느껴졌고, 삶에서 중요한 가치도 좀 달라졌고요. 죽음에 대한 (지금까지완 다른) 굉장한 공포감을 느꼈어요. (공포감 이외에도) 아주 세세한 다양한 감정의 격동을 경험했고요. 어떤 사람들은 아픈 기억을 ‘굳이 왜?’라는 물음을 던지실지 모르겠지만, 제겐 ‘굳이’가 아닌 지극히 자연스러운 무엇이 됐어요. 그 안에서도 피어난 어떤 따뜻한 에너지와 위로의 마음을 자연스레 작품 속에 담았어요.”

‘너와나’ 박혜수 스틸.
‘학폭 논란’에 휩싸였던 주연 배우 박혜수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조현철 감독은 리스크에도 캐스팅을 고수한 이유를 묻자, “우리 팀은 서로 서로 많이 사랑하고 신뢰했다. 우리가 알 수 없는 그녀에 대한 소문, 증명되지 않은 채 표류하는 무엇들에 휘둘리고 싶지 않았다. 우리가 경험한, 내가 본 그녀는 좋은 사람이었고, 그것만 믿기로 했다. 더이상의 아픔의 반복은 원치 않았다”고 진솔하게 답했다.

이로 인해 작품에 쏠린 우려의 시선에도 “우리 영화 자체가 그렇듯, 박혜수 배우 역시 어떤 상처와 사건 아픔의 중심에서 헤쳐갔던 것 같다. 우리는 사랑과 응원, 위로의 마음으로 그녀를 마주하려고 했고 그 진심들이 모여 끈끈해진 현장, 그 기운이 담긴 ‘너와 나’”라며 우직한 태도를 보였다.

작품 내적으로도 두 여고생의 이야기인만큼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주변 여사친부터 가족·지인들, 학원가까지 돌고 또 돌며 인터뷰의 연속이었단다. 조 감독은 “처음부터 두 여자 아이의 이야기를 생각했는데 상당히 막막했다. 두렵기도 했지만, 그걸 양분 삼아 세밀하게 관찰했다. 입시학원에서 한두 달간 취재를 하기도 했다. 10대 아이들의 말과 리듬을 대본에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정말 많은 분들이 진심으로 도움을 주셨고, 그 기운들을 받아 행복하게 촬영했다. 우리 작품이 가고자 했던 길을 끝까지 우직하게 완주할 수 있었다. 보시는 분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소망했다.

“어릴 때 막연한 공포감이 찾아오면 엄마에게 옛날 이야기를 읽어 달라곤 하잖아요? 그런 오랜 본능처럼...자극적인 이야기만 넘쳐나는 요즘에 본질적인 위로를 전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고, 저 또한 늘 그런 감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 미덕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러닝타임 118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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