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시 "댄스·음방 포기 못해…뉴진스·장원영 보고 '깜짝'" [인터뷰]
4년만 댄스곡 발표·음방 출격
"발라드에 정체된 이미지 벗고 싶어"
"춤추며 노래·연기하는 아이돌 대단"
"신승훈 대표님과 챌린지? 어떻게든!"
"제2의 인생, 리즈는 지금부터"
호소력 짙고 서정적인 음색으로 큰 사랑을 받은 가수 로시(Rothy)가 러블리한 무드의 업템포 곡으로 컴백했다. 무려 4년 만의 댄스곡에 음악방송까지 출연하기로 결심한 그는 진한 감정에 묻혀 발라드를 부르던 로시가 아닌 꾸밈없는 강주희(본명)의 매력을 대중에 전달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로시는 지난 12일 디지털 싱글 '썸띵 캐주얼(Something Casual)'을 발매했다.
지난 5월 발라드 싱글 '다이아몬드'를 발표한 지 5개월 만의 빠른 컴백. 로시는 "짧은 시간이지만 내겐 이 앨범이 뜻깊다. 4년 만에 댄스곡이 나오는 거고 음악방송도 4년 만이다. 그전에는 발라드 음악을 주로 냈고, 앨범 내는 텀이 길어서 아쉬움도 있었는데 '썸띵 캐주얼'은 정말 애정하는 앨범"이라고 말했다.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썸띵 캐주얼'은 7~80년대 유행한 디스코 펑크의 레트로 사운드에 유니크한 로시의 목소리가 어우러진 디스코 팝 장르의 음악이다. 로시는 "통통 튀는 밴드 사운드와 리드미컬한 디스코 리듬이 인상적인 레트로한 음악이다. 내가 태어나기 전의 올드 스쿨 장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곡을 통해 춤추는 상큼 발랄 로시를 만나볼 수 있다. '발라드 황제' 신승훈이 제작한 로시. 10년이라는 긴 세월을 함께 보낸 두 사람은 서로를 '아빠와 딸'이라고 부를 정도로 돈독했다. 그동안 봐온 로시는 신승훈이 그린 여자 솔로 가수의 청사진이나 다름없었다. 때로는 감미롭게, 때로는 소울풀하게 짙은 감성의 곡을 소화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고 했다. 로시는 트렌디한 비주얼, 그리고 음악방송 무대를 포기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음악방송을 하고 싶다는 게 가장 컸어요. 팬분들을 너무 만나고 싶었고 또 절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이번 앨범으로 많이 소통하길 바랐죠. 재킷 사진도 제가 골랐는데요. 대표님은 주근깨를 찍는 것도 왜 찍는지 모르겠다고 하시더라고요. 나이 어린 친구들이 하는 메이크업 이름도 몰라서 알려드렸어요. 제가 자료를 드리면 공부해주시는 식이었죠. (웃음)
왜 이런 변화를 추구한 걸까. 로시는 "'음색 요정'이라는 말도 정말 감사하고 음악에 대한 칭찬도 좋지만 발라드에 정체돼 있는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싶었다. 밝아지려고 노력했다. 이번 앨범만큼은 러블리하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고백했다.
여러 걸그룹이 활약하고 있는 요즘. 음악방송을 준비하며 눈에 띄는 팀이 있었는지 묻자 "청량 그 자체는 뉴진스였다"고 답했다. 로시는 "예전에는 상큼함이 끝이었다면 요즘엔 솔로 여가수가 불러도 될 정도로 음악이 팝스럽고 퀄리티가 좋더라. 깜짝 놀랐다"며 재차 감탄했다.
이어 "아이브, 르세라핌 등 노래 퀄리티가 올라가서 뮤지션들도 아이돌분들 곡 커버를 많이 한다. 나도 르세라핌 커버를 했다"면서 "대표님도 아이돌분들한테서 레퍼런스를 많이 찾더라. 다들 표정이 장난 아니었다. 요즘 감탄한 건 장원영 님이다. '무대 천재'라고 하는데 정말 눈썹까지 자유자재로 연기하면서 무대에 서는 모습이 멋있었다. 프로더라"고 털어놨다.
아이돌 무대를 보며 존경심이 들기도 했다고. 로시는 "노래만 하면 모르겠는데, 댄스를 하게 되니까 아이돌분들을 다시 보게 됐다. 정말 대단하다고 느낀다"면서 "친구인 (이달의 소녀 출신) 김립한테도 '너 정말 대단하다. 넌 정말 최고야'라고 말했다"며 웃었다.
댄스 챌린지도 준비했다. 로시는 "최영준 안무가님이 전체적인 안무와 챌린지를 만들어줬다. 4년 전에는 챌린지가 없었기 때문에 처음 해보는 거라 열심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승훈과의 챌린지도 예정돼 있는지 묻자 "다른 분들이 아버지랑 많이 하더라. 나도 원한다"고 즉답했다. 그러면서 "로시의 아버지께서는 마지막 자존심이라면서 꺼리고 있는데 목소리든, 손으로 하는 동작이든 어떻게든 콘텐츠로 찍어볼까 한다. 대표님과의 추억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나도 한 번은 남기고 싶다"고 덧붙였다.
어느덧 데뷔 7년 차. 로시는 "7년이라는 가수 생활이 짧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는 "보여드릴 것도, 배우고 싶은 것도 너무 많고, 음악도 오래 하고 싶다. 아직 제가 쓴 곡도 발표 못했는데 연차 쌓였다고 우울할 때가 아니더라"며 "고민 끝에 내린 정답은 '난 아직 멀었다. 음악을 길게 하고 싶다'는 거였다. '내 한계는 여기까지다'라는 생각과 부담이 싹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번 활동으로 듣고 싶은 말이요? 솔직히 욕심이지만 '더 늘었다'는 말이요. 올해부터가 로시의 시작이고 리즈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주변에서도 '너 이제야 얼굴이 리즈인 것 같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지금을 로시의 새 시작점으로 알리고 싶어요. 제2의 인생 시작입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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