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칼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물 건너간 상저하고 기대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2023. 10.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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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발발했다.

이번 전쟁도 진영 간의 대립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중동 지역은 에너지자원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이 지역 국가들이 전쟁에 적극 개입하기로 한다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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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발발했다. 이번 전쟁도 진영 간의 대립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중동 지역은 에너지자원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이 지역 국가들이 전쟁에 적극 개입하기로 한다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것이다.

진영 간 대립으로 확대될 것인지, 국지전으로 지속될 것인지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어느 쪽이든 당분간은 지정학적 위험을 반영하여 국제 에너지 시장이 요동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에너지 원료를 거의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경제에 큰 충격을 미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가격이 급등했고 그에 따라 국내 전기요금, 가스요금이 이미 급등해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여전히 공기업 적자가 해소되지 않아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안정세를 보인다고 해도 에너지 요금은 더 인상되어야 할 상황이다. 따라서 만일 국제 에너지 가격이 더 오른다고 한다면 우리 경제는 정말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을 받게 될 것이다.

올해 우리 경제는 에너지 가격을 포함해서 대내외적인 여러 문제로 인해 매우 어려운 상태로 출발했다. 정부는 그래도 올해 하반기가 되면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본격 발생하고 반도체 불황이 거의 마무리됨에 따라 경기 회복의 모멘텀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이를 '상저하고'라고 표현해 왔다. 그러나 중국 부동산 경기가 급락해서 리오프닝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았고 반도체 경기도 그저 그런 상태에서 또 다른 대형 충격이 발생했다.

현 상황에서는 정부의 바람대로 올해 우리 경제의 상저하고가 실현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상저하고를 기대하면서 감세정책을 펴거나 부동산 경기를 계속해서 떠받치기 위해서 무리하게 부양책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내부적 불안정 요인을 신속히 다독이고 그 과정에서 민생의 어려움이 완화될 수 있도록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위기만 끝나면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경기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민생은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정부가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문제 중 으뜸은 가계부채 문제이다. 우선 코로나 19위기를 거치면서 자영업자들이 생존하기 위해 빚을 낸 경우가 많은데 이들에 대해서는 탕감 등 고통스럽지 않게 채무를 재조정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한편 가계 부채 급증을 야기한 더욱 중요한 원인인 주택담보대출의 경우에는 고자산, 고소득 가계들의 부동산 재테크 때문이라는 점에서 자산 매각 등을 포함한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과도하게 많은 부채는 경기가 급락할 때 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 지금도 빠르다고 할 수 없지만 이제라도 정부는 적극 나서야 한다. 경제의 상저하고를 기대하면서 대출 확대를 통한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려는 정책은 폭탄돌리기일 뿐이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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