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우상인가 상징인가?[이제학의 힐링카페]

사단법인 힐링산업협회장 2023. 10.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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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골이다!”

운동선수들이 골을 넣거나 우승을 따냈을 때 목에 걸린 십자가에 입을 맞추는 광경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또한 등산하다 사찰에 들르는 경우 불상 앞에서 두 손 모아 기도하는 광경, 천주교의 묵주기도와 불자들의 염주를 헤아리면서 기도하는 모습도 자주 본다.

이처럼 교회의 십자가와 불교의 불상, 천주교의 마리아 형상 앞에서 두 손 모아 기도를 하면 이는 그냥 상징일까, 아니면 우상숭배일까? 명절에 가족들과 산소에 성묘를 가면 기독교인과 비 기독교인이 마찰을 빚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상숭배라고 아예 조상의 묘에 절을 잘 안하려고 드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이다.

이제학 힐링산업협회장



전에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가는 길에 교회의 십자가를 보고 놀랐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 외국인은 서울 시내에서 저녁 먹고 공항 가는 길에 차창 밖으로 줄지어 보이는 네온사인이 켜진 무수히 많은 교회의 빨간 십자가를 본 것이다.

십자가는 가장 오래되고 널리 사용되는 기독교 상징 중 하나다. 구체적으로 그리스도의 죽음을 대표하고 기념한다. 그런데 왜 하필 교회의 상징은 어찌 보면 공포심을 느끼게 하는 고난 받는 십자가의 모습일까? 부활과 멋진 재림의 모습일 수도 있을 텐데 말이다.

십자가는 영성과 치유를 상징한다. 십자가의 네 점은 자아, 본성, 지혜, 더 높은 힘 또는 존재를 나타낸다. 개신교 십자가에는 예수가 없지만 천주교 십자가에는 예수가 고난 받는 모습으로 걸려있다. 십자가는 아주 먼 고대 전 인류에게 나타난 상징이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에도 옛적부터 십자가가 있었다. 그 상징은 하늘의 ‘신’을 나타내는 표식이었다.

상징(symbol)은 사람들의 인식 속에 들어와 공명을 일으킨다. 수용자에 의해 조정되어 원래 있던 의미가 더 커지고 확대된다. 아마 인류 역사상 암시와 상징의 대가는 단연 구약의 모세가 아닐까 싶다. 출애굽하여 가나안까지 한 달이면 갈 길을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내세워 무려 40년에 걸쳐서 이스라엘 백성을 광야로 이끌었으니 말이다.

십자가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어느 언덕의 풍경과 그 주변을 둘러싼 사람들의 눈물까지 연상하게 한다. 종교가 없는 사람에게조차도 십자가의 상징은 그만큼 강력하게 작용한다. 상징이 가지고 있는 힘이다. 십자가뿐만 아니라 베츠의 트라이앵글, 나이키, K2 등 상징의 힘은 강렬하고 한 도시를 먹여 살리는 힘으로도 작용한다.

심란한 마음을 달래고자 한적한 시골에서 얼마 동안 지낸 적이 있다. 하루는 아침에 일어나보니 창밖으로 멀리 보이는 십자가가 선명하다. 그동안 뿌연 안개 속에서 희미하던 십자가가 그날은 햇빛을 받아 환하게 다가왔다. 헤르몬산에서 예수님의 두루마기가 세상에서 가장 하얀 빛으로 변모되었던 것처럼 하얀 십자가가 반짝반짝 빛이 났다. 그 하얀 십자가에 처참하게 달리신 예수님의 형상도 그려졌다. 두 손 모아 기도했다.

예수님! 얼마나 고통이 심하셨습니까? 100kg에 달하는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의 언덕을 오를 때 얼마나 힘드셨습니까? 그것도 채찍에 동물 뼈와 쇠붙이가 붙어 있어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채찍 형까지 당하고 피 흘리며 십자가를 지고 고통 속에 오를 때 심정이 어떠하셨습니까?

로마의 압제와 거기에 빌붙어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고혈을 짜내는 당시 제사장, 바리새파와 사두개의 장로들과 서기관에 맞서 싸우다가 돌아가신 예수님! 이중고에 시달리는 갈릴리 백성들의 해방과 새로운 질서, 새로운 세상인 천국운동을 펼치시다 희생되신 예수님! 네 이웃을 네 목숨처럼 사랑하라는 계명을 외치시며 서로 사랑하는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놓으신 예수님!

그 희생정신과 몸소 실천하는 살신성인이 있었기에 2천년이 넘어서도 예수 그리스도를 수많은 사람이 존경하며 따르고 있다.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그저 없는 복을 달라고 무작정 비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처절하고 고귀한 삶과 죽음을 닮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이는 십자가가 단지 우상숭배가 아닌 내 마음의 강력한 선한 상징이 아닐까?

<사단법인 힐링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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