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절도 한해 540건…검거율 40%대 그쳐
[앵커]
본격적인 가을 수확철을 앞두고 요즘 농촌에서는 농산물 절도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일손 부족으로 제때 수확이 쉽지 않은데다 절반 이상 범인을 잡지 못해 농민들의 근심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김민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농로를 끼고 있는 고구마밭 곳곳이 파헤쳐져 있습니다.
애지중지 키워온 고구마를 지난 추석을 앞두고 누군가 훔쳐 달아난 겁니다.
명절 자녀들과 농작물을 나누려 했던 80대 노모는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안춘자/경남 함안군 : "딸 셋·아들 둘, 오남매 주려고 그런(농사지은) 거지. 지금은 이제 허리가 많이 안 좋아서 그렇게 구부려서 했는데, 어떻게 이걸 캐 가는지..."]
국내 마늘 주산지 가운데 한 곳인 경남 창녕군, 수확한 뒤 모아둔 마늘이 통째로 사라진 경우도 있습니다.
주인 몰래 대범하게 남의 창고까지 트럭을 몰고 와, 마늘 약 600kg을 싣고 가버렸습니다.
[마늘 절도 피해자/음성변조 : "누구, 어느 동네(에 도둑이 들었다) 뭐 이렇게 해서 말이 나왔어요. 항상 수확하고 나면 어디서 터져도 터져요."]
해마다 가을 수확철이면 농촌에선 농산물 절도가 반복됩니다.
전국에서 한 해 평균 발생하는 농산물 절도 사건은 540여 건, 하지만 검거율은 40%대에 그칩니다.
피해를 신고하더라도 범인을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할 사람이 없는 농촌 특성상 인적이 드물고, CCTV가 없는 곳이 많아 초동 수사가 쉽지 않은 탓입니다.
[강병한/함안경찰서 생활안전계장 : "농사짓는 분들도 가끔씩 오기 때문에 (도난 사실을) 발견하는 데 시간이 좀 지체되고, 그래서 (신고에) 시간이 지체됨으로 인해서 증거 확보가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경찰은 폭염과 집중호우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올해, 농산물 절도 사건이 더 늘 것으로 보고 순찰 등 예방활동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김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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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기자 (mzk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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