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 넘게 썼는데…안동·나주, 수문 원격개폐 '0건'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농업기반시설인 수문을 원격개폐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 약 3000억원을 넘게 투자했지만 실제로 원격으로 수문을 개폐하는 건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받은 '농업용수 관리 자동화사업 완료 지역 수문 개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전국 농어촌공사 75개 지사에 분포된 수문을 원격으로 개폐한 건수는 7만10건으로 전체의 절반이 조금 넘는 56.8%에 불과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27일 밤, 전남 함평에 호우경보가 발효되자 수문관리인인 60대 A씨는 급히 현장점검을 나갔다. A씨는 수문을 여는 스위치를 켜고 귀가하려 했지만 수문에 걸려 있는 수초가 마음에 걸렸다. 수문 개폐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었다. A씨는 수문 주변 부유별을 제거하다 하천물에 휩쓸렸고 결국 목숨을 잃었다. 해당 수문은 개폐는 물론, 계측과 감시를 원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수문이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농업기반시설인 수문을 원격개폐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 약 3000억원을 넘게 투자했지만 실제로 원격으로 수문을 개폐하는 건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받은 '농업용수 관리 자동화사업 완료 지역 수문 개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전국 농어촌공사 75개 지사에 분포된 수문을 원격으로 개폐한 건수는 7만10건으로 전체의 절반이 조금 넘는 56.8%에 불과했다.
농어촌공사는 지난 2001년부터 수문 등 농업기반시설 운영을 현장 수동방식에서 원격계측·원격제어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 약 3234억원을 투자, 전국에 농업용수관리 자동화사업을 도입했다.
그러나 이 중 경북 안동, 경산·청도, 전남 나주, 해남·완도, 담양 등 5개 지사가 수문을 원격으로 개폐한 것은 44건으로 전체(2293건)의 1.9%였다. 특히 경북 안동과 전남 나주지사는 지난 2년간 단 한 번도 수문을 원격으로 개폐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전남 해남지사도 수문 개폐 573건 중 원격개폐가 9건으로 1.6%에 불과하고 담양지사도 2%에 불과하다"며 "원격제어 시스템이 있으나 마나 한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집중호우 등 상황에서 농업기반시설에 대한 원격점검과 개폐가 가능한 경우에는 농어촌공사가 현장점검과 개폐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농어촌공사의 방수문을 점검하는 수문 관리인이 죽고 다친 사고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올해 6월27일에는 전남 함평에서 60대의 수문 관리인이 호우 경보에 대응하기 위해 수문 확인 작업에 나섰다가 하천에 빠져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6월에는 충남 예산에서 수문시설감시원이 방수문을 점검하다 상해를 입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수문) 원격개폐율이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사가 17개에 달한다"며 "농어촌공사가 매년 지사별로 농업기반시설에 대한 원격 점검과 개폐 실적을 평가해 원격개폐 이용률을 적극 제고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김 의원은 2025년 농업용수관리자동화사업이 종료되는 대로 디지털 트윈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김 의원실이 농어촌공사와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물관리 디지털트윈 기술 관련 사업 및 연구용역 추진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자원공사가 2021년부터 5건의 디지털트윈 기술 개발 연구를 추진하고 있지만 농어촌공사는 디지털트윈 기술에 대한 사업이나 연구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디지털트윈은 가상공간에 실물과 똑같은 물체를 만들어 다양한 모의시험을 해보는 기술을 말한다. 이 기술은 실제 제품이나 시설을 만들기 전 모의시험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다.
김 의원은 "최근 정부가 댐이나 하천, 건물, 도로 등 디지털트윈을 연결한 국가공간정보 기반 디지털트윈 구축에 나서고 있다"며 "그럼에도 농어촌공사는 디지털트윈 기술 개발을 소홀히 하고 있다. 향후 물관리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내년부터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이재은 "父 빚 갚으려 '파격 노출' 성인영화 찍어…母와 8년 절연" - 머니투데이
- 이효리, 이상순과 2주째 각집살이 고백…"이렇게 떨어진 것 처음" - 머니투데이
- 송중기 "더 이상 노개런티 출연 No…아들 태어나 열심히 살아야" - 머니투데이
- 16기 옥순, 나는 솔로 모임에 등장…홍일점 매력 뽐냈다 - 머니투데이
- 서정희 "서세원 불륜녀, 내가 교회로 전도…갑자기 연락 끊더라" - 머니투데이
- 로또 1등 당첨자 안타까운 근황…"아내·처형 때문에 16억 아파트 날려" - 머니투데이
- 윤 대통령, 시진핑과 2년만에 한중 정상회담…한미일 정상회의도 개최 - 머니투데이
- "13살 딸 살해·성폭행 협박에 쓰러져"…'8번 이혼' 유퉁, 건강 악화 - 머니투데이
- "탈모 보험 있나요"…모발 이식 고백한 걸그룹 멤버, 왜? - 머니투데이
- 채림 "이제 못 참겠는데"…전 남편 가오쯔치 관련 허위 글에 '분노'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