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시장' 수사 일단락…'지사·후보' 시절 비위 정조준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수원지검 전담수사팀
영장 기각된 검찰…'투 트랙' 수사로 활로 찾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비리 의혹에 관한 검찰 수사가 사실상 일단락됐다. 검찰은 12일 이 대표를 백현동 특혜 개발 의혹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대표는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에 이어 백현동 의혹까지 성남시장 시절 비리 혐의 4개 사건에서 동시에 재판을 받게 됐다.
남은 건 '경기도지사 및 대선 후보 이재명'의 범죄 혐의 수사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위증교사 혐의는 이 대표가 경기지사로 재직하던 시절에 벌어졌다. 아내 김혜경씨의 법인 카드 유용을 묵인했다는 의혹도 마찬가지다. 서울중앙지검이 특별수사팀까지 꾸린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수사는 이 대표의 대선 후보 시절 주변을 향하고 있다.
백현동 기소로 '성남시장 이재명' 수사 마무리
검찰은 백현동 사건을 먼저 재판에 넘긴 배경을 "백현동 사건과 대장동·위례 사건은 모두 이재명 대표의 성남시장 재직 시절 이뤄진 범행"이라면서 "개발 민간업자와 결탁해 브로커를 통해 개발 이익을 몰아주는 일련의 범행구조가 유사하고 피고인이 (이 대표로) 동일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 대장동 및 위례 재판이 최근 시작한 점을 언급하면서 "범행 구조 전체를 재판부가 이해하는 데 있어서 백현동과 대장동·위례가 다르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에 설명 드리는 것이 공소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백현동 관련 (이 대표 혐의의) 큰 줄기는 이번 기소를 통해 정리됐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나머지 쌍방울 대북송금과 위증교사 혐의는 보강 수사 필요성 등을 검토해 조만간 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기지사-대선후보 이재명 수사는 재시작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수사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검찰은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비위 혐의에 대해 수사의 고삐를 다시 죌 준비를 마쳤다.
먼저 기각된 구속영장 속 대북송금 의혹과 위증교사 혐의가 있다. 검찰은 두 사건에 대한 추가 보강수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선 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원래 수사하던 수원지검으로 돌려보내 '불법 쪼개기 후원 의혹' 등 사건과 병합해 잔여 수사를 진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원지검은 이 대표 관련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이정섭 2차장 검사가 팀장을 맡고 형사6부(서현욱 부장검사)와 공공수사부(김동희 부장검사),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안동건 부장검사) 등이 참여한다.
형사6부는 기존대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관련 의혹을 수사한다. 이 전 부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물론이고, 이 대표의 민주당 경선 당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쪼개기 후원 의혹도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대북송금 의혹 사건도 수원지검으로 되돌아오면 형사6부에 배당된다.
공공수사부는 이 대표 부부의 경기도 법인 카드 유용 의혹 수사를 전담할 계획이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는 이 대표가 배우자의 카드 유용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고 보고 대검찰청에 사건을 이첩했다. 수원지검은 대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는 기존 형사6부가 맡았던 쌍방울 그룹의 각종 비리 의혹을 넘겨받아 수사를 진행한다.
이재명 향하는 '허위 보도' 수사…檢 '투 트랙' 전략
특별수사팀은 지난 11일 민주당 김병욱 의원의 보좌관 최모씨와 민주당 국회정책연구위원 김모씨 등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하고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인터넷 언론 리포액트 사무실과 대표인 허재현 기자 주거지 등도 포함됐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배경에 대해 "허위 보도의 경위와 공모 관계, 배후 세력 여부 등에 관한 여러 정황이 있고 이를 확인하기 위한 증거 수집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의 보도는 대선 8일 전인 작년 3월1일 "최재경 '윤석열이 조우형(대장동 브로커)이 김양(부산저축은행 부회장)의 심부름꾼'이라고 하더라"라는 제목의 리포액트 기사다. 검찰은 기사의 근거가 된 최재경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과 조우형씨 사촌 이모씨 사이 녹취록이 조작됐다고 본다. 기사에 활용한 녹취 속 인물이 최 전 검사장이 아니라 보좌관 최씨라는 것이다.
검찰은 "보도 내용이 허위라는 것은 확인했고 구체적인 보도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며 "(기자) 단독 범행일 수도 있고 가담자가 있거나 더 큰 세력이 있을 수도 있다. 여러 가능성과 경우의 수를 수사 과정에서 다 고려해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허위 보도가 이뤄진 일련의 과정에 이재명 당시 후보나 이 후보 주변 캠프 인사가 관여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런 보도가 왜 있었던 것인지에 관한 사안의 진상을 다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순일 50억 클럽·428억 약정 등 잔여수사 수두룩
여기에 더해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한 권순일 전 대법관 수사도 언제든 이 대표 측으로 번질 수 있다. '재판거래 의혹'은 권 전 대법관이 2020년 7월 당시 경기지사이던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할 때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고 그 대가로 퇴임 후 화천대유에서 매달 1천만원이 넘는 고문료를 받았다는 것이 골자다.
이밖에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이 대표 측에 개발 이익 428억원을 약속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도 남아있다. 아울러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있는 '정자동 호텔 개발 특혜 의혹'도 현재진행형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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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태헌 기자 sia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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