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장애인亞경기대회⑤] '4인 4색' 장애인유도 호걸들…항저우 달군다

박대현 기자, 정형근 기자 2023. 10. 13.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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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민(왼쪽)과 김동훈은 항저우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 유력 메달 후보로 꼽힌다. ⓒ 대한장애인체육회

'마음이 서로 통하면 미래가 열린다(Heart to Heart, @Future).' 항저우의 성화가 다시 불타오른다. 오는 22일 항저우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가 일주일간 열전에 돌입한다. 총 22개 종목, 43개국 선수단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 한국은 종합 2위를 목표로 마지막 담금질이 한창이다. 생애 첫 출전하는 샛별부터 '라스트 댄스'를 준비하는 베테랑까지. 한국 장애인체육의 메달 지형을 스포티비뉴스가 살펴봤다.

[스포티비뉴스=이천, 박대현 정형근 기자]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 유일의 격투 종목이던 유도는 메달 낭보를 꾸준히 전해온 한국 장애인체육 전통의 '효자 종목'이다.

오는 22일 개막하는 항저우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서도 한국은 전 체급 메달권 진입을 노린다.

다만 변수는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1회전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최상·최악의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곳이 유도"라며 방심을 경계했다.

항저우 대회에서 J2 종목 60kg급에 출전하는 이민재는 "유도라는 운동이 참 쉽지 않다. 2014년 인천 아시안패러게임에서 동메달을 따고 상승세를 타던 시점에 2016년 리우 패럴림픽에 출전했다. 훈련을 정말 열심히 했고 나이 역시 26살로 (기량이) 절정에 오를 때라 메달 획득 자신감이 충분했다"면서 "그런데도 첫 판에 떨어졌다. 상실감이 너무 컸었다"며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그럼에도 시상식 참석 가능성이 적지 않다.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월드클래스' 이정민을 필두로 김동훈(J2 종목 73kg급)과 박정민(J1 종목 90kg급) 이민재가 시상대 맨 위 칸을 겨냥한다.

J2 종목 90kg급에 나서는 이정민은 "개인적으로 두 번째 아시안패러게임 출전이다.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연속 출전인데 많은 관심이 집중되는 종합대회이니만큼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면서 "기본기에 자신이 있다. 어릴 적부터 유도를 시작해 누구보다 기본기가 탄탄하다 자부한다. (기본기를 바탕으로) 여러 돌발 상황에서 신속한 판단이 가능한 게 최대 장점"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정민은 2014년까지 비장애인 유도 선수로 활약했다. 이듬해 장애인유도로 전향했다. 선천적 망막층간분리증으로 사각지대로 파고드는 상대를 쳐내는 데 한계를 느꼈다.

전향은 묘수였다. 그 해 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를 석권해 연착륙을 알렸다. 패럴림픽에서도 승승장구했다. 2016년 리우 패럴림픽 은메달, 2020년 도쿄 패럴림픽에서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올해 33살이 됐다. (이전 대회들은) 나이가 어리고 한창 혈기왕성할 때라 짜여진 루틴대로 계속 운동했다면 지금은 아니다. 나이도 제법 들고 부상도 있어 '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 최상의 몸상태를 유념하며 운동을 이어 가고 있는 게 가장 달라진 점"이라며 항저우 대회 금메달을 향한 신중하면서도 철저한 대비를 다짐했다.

▲ 이정민(왼쪽)과 원재연 장애인 유도 대표팀 감독은 십년지기다. 이정민은 "오랜 시간 대표팀에서 호흡을 맟춰온 감독님이라 누구보다 내 장단점을 훤히 아시는 분"이라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 대한장애인체육회

원재연 장애인 유도 대표팀 감독과는 십년지기다. "오랜 시간 대표팀에서 호흡을 맟춰온 감독님이다. 내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아시는 분"이라며 원 감독을 향한 고마움을 드러낸 이정민은 "감독님이 말씀하시길 '너가 10년 가까이 국가대표로 뛰어 상대에게 노출이 많이 된 편이니 이를 타파할 수 있는 응용 기술을 장착해야 한다'고 주문하셨다"며 마무리 훈련 포인트로 '기본기를 넘어서는 응용'을 입에 올렸다.

1999년생인 '괴물 신인' 김동훈도 메달 후보다. 나이는 많지 않지만 국제대회 경쟁력을 일찌감치 증명했다. 지난해 세계시각장애인스포츠연맹(IBSA) 터키 그랑프리와 올해 카자흐스탄 아시안 챔피언십에서 모두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동훈은 "국제대회에 나간 지 1년 만에 메달을 딴 건데 (지금까지) 내 유도인생 최고의 장면을 꼽으라면 그때를 말하고 싶다"면서 "다만 항저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최고 장면이 바뀌지 않을까(웃음). 꼭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씨익 웃었다.

"현재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체력 보강에 집중하고 있다. 도복 운동을 할 땐 부족한 기술을 메우려 노력 중"이라는 그는 "특히 기술 거는 타이밍을 좀더 빠르게 하는 데 신경 쓰고 있다. '기술 걸기 전에 생각을 많이 하지 말라'는 감독님 주문이 있었다. 주특기는 업어치기"라고 수줍게 밝혔다.

▲ 1999년생 '괴물 신인' 김동훈은 나이는 어리지만 국제대회 경쟁력을 일찌감치 증명했다. ⓒ 대한장애인체육회

60kg급에서 다수의 국제대회 메달을 보유한 '조용한 강자' 이민재는 항저우 금메달을 콕 집어 강조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패러게임 이후 매트를 잠시 떠난 그는 사회복지 분야에서 일하다 지난해 4년 만에 복귀했다.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얼핏얼핏 '결기'가 느껴졌다.

"2014년 인천 대회에서 개인전 3등을 했고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2등을 했다. 이번엔 꼭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면서 "내 체급은 특히나 아시아가 강세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선수들이 정말 세다. 1등을 해본 게 2013년 이후 한 번도 없다. '만년 2인자' '3등 선수'라는 달갑잖은 꼬리표를 항저우에서 떼고 싶다"며 단단한 출사표를 적어 올렸다.

"지난해 4년 만에 매트로 돌아왔다. 그만두더라도 한 번은 패럴림픽 메달리스트란 영예는 얻어보고 그만둬야 않겠나 싶어 복귀를 결심했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 거두고 (기세를 이어) 파리 패럴림픽에서도 메달을 따고 싶다"며 입술을 꾹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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