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포럼] "모르고 지은 죄가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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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 한울회계법인 대표 공인회계사 = "저는 몰랐습니다."
"나가세나 존자여. 알면서 악행을 짓는 사람과 몰라서 악행을 짓는 사람은 누가 더 화가 큽니까? 대왕이여, 몰라서 악행을 짓는 사람의 화가 더 큽니다. 불에 달군 쇳덩어리를 알고 잡았던 사람과 모르고 잡았던 사람 중 어느 쪽이 심하게 데이겠습니까?"(미란다왕문경(彌蘭陀王問經)) 더 나아가 알면서 죄를 짓는 경우에는 죄책감과 양심의 가책이라도 느끼지만, 모르고 죄를 지을 경우에는 이마저의 벌도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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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ㆍ경남=뉴스1) 이상준 한울회계법인 대표 공인회계사 = "저는 몰랐습니다."
수많은 고위공직자들이 처벌에서 벗어나기 위해 청문회 또는 사법기관에서 하나같이 둘러대는 변명이다. 국무위원이든 지방자치단체장은 물론이고, 급기야 사법부의 수장인 대법원장 후보까지 이 '무기'를 사용한다. 지난달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에 따라 처가 회사의 비상장주식 가액이 바뀌면서 신고 대상에 포함됐지만, 세부 규정 변화를 '알지 못해' 착오로 3년간 누락했다는 설명이었다.
이 후보자는 "재산을 불리기 위해 주식을 보유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미성년자이던 자녀들까지 해당 주식을 배당받았던 경위 등에 대해선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런저런 이유로 그는 결국 낙마했다.
몰라서 한 것은 죄가 아니라고? 불교에서는 "모르고 지은 죄가 더 크다"고 한다. "나가세나 존자여. 알면서 악행을 짓는 사람과 몰라서 악행을 짓는 사람은 누가 더 화가 큽니까? 대왕이여, 몰라서 악행을 짓는 사람의 화가 더 큽니다. 불에 달군 쇳덩어리를 알고 잡았던 사람과 모르고 잡았던 사람 중 어느 쪽이 심하게 데이겠습니까?"(미란다왕문경(彌蘭陀王問經)) 더 나아가 알면서 죄를 짓는 경우에는 죄책감과 양심의 가책이라도 느끼지만, 모르고 죄를 지을 경우에는 이마저의 벌도 받지 않는다. 어쩌면 자신이 느낀 벌이 형법 등으로 외부에서 다스린 벌보다 더 클 수도 있지 않겠는가!
이런 유머도 있다. 어느 고승이 파리는 쫓아버렸으나 모기는 탁 잡아 죽였다. 곁에서 이를 본 상좌가 스님에게 그 이유를 여쭈었다. 이에 고스님 왈, "파리는 미안함에 빌기라도 하는 반면, 모기는 (잘못인 줄도 모르고) 피만 빨아먹기 때문이다!". "유일한 선은 앎이요, 유일한 악은 무지이다"라는 소크라테스의 명언도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무지'의 해악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무조건 '모르쇠'로 버티는 고관대작들은 '국정농단 죄나 업무태만 죄, 능력 뻥튀기 죄(?)'를 적용해 더 크게 엄벌해야 한다. 당연히 해야 할 업무를 모를 정도면 당장 보따리 싸서 그 위치에서 떠났어야지, 그 자리에는 왜 앉아 있었는가 말이다. 이럴 경우 '직무유기죄'를 적용하여 본인의 급여는 물론이고 그로 인한 손해까지 배상하도록 하는 법안이 조속히 제정되어야 한다.
'몰랐다는 변명'이 법률상 몽둥이 개수는 줄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보다 더 겁나는 당신의 뒷모습은 걷잡을 수 없이 추해진다는 사실은 아예 안중에도 없다. 먼 길이라 바쁘게 서둘러야 하는 차들을 가로막고 아무 생각 없이(옆 차선으로 비킬 생각도 하지 않고) 빌빌거리며 기어가고 있는 똥차와 뭐가 다르겠는가.
이력서는 한 사람을 판단하는 데 훌륭한 기준을 제공한다. '이력서(Resume)'는 지나온 역사를 기록한, 즉 신발(履)을 끌고 온 역사(歷)의 기록(書)이다. 개과천선하지 않는 한 그 사람의 품성은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크므로, 그 사람의 발자취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훨씬 정확할 것이다. 당연한 것을 몰랐던 사람, 새 직위에서도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다면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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