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리 “하마스 공격, 이란도 책임…이스라엘 편 드는 건 우리 과제”

“하마스의 공격은 이란도 책임이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지역 내 확산할 가능성을 경계하면서 이란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숄츠 총리는 이날 독일 연방하원에서 한 연설에서 “지금까지 이란이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공격을 직접 지원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면서도 수년에 걸친 이란의 지원으로 하마스가 공격 능력을 보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란 정부가 하마스의 공격을 높이 평가한 데 대해 “테헤란의 지도부는 수치심 없이 본색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자지구에서의 (이란의) 역할이 진실이라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하마스가 가자지구로 납치한 인질 중 독일 국적자가 있다고 확인하고 이들을 인간 방패로 계속 악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숄츠 총리는 이스라엘에 대한 확실한 지지 의사를 밝히며 그 이유로 과거사를 언급했다. 그는 “이 순간에 독일의 자리는 이스라엘의 옆자리밖에 없다”며 “이스라엘의 안보는 독일의 국시”라고 강조했다. 또 “이스라엘은 국제법적으로 이런 야만적인 공격에서 자국과 국민을 보호할 권리가 있다. 이스라엘이 겪는 큰 고통과 테러, 증오, 인간혐오로 우리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숄츠 총리는 그러면서 “우리의 과거사, 홀로코스트로부터 연유하는 책임에 따라 이스라엘의 생존과 안전을 위해 편을 드는 것은 우리의 과제”라며 “이 책임이 우리를 이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 나치 정권 시절 독일에서는 최소 600만명의 유대인이 살해되는 홀로코스트가 자행된 바 있다.

숄츠 총리는 이번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대해 ‘테러리스트’라고 지칭하면서 독일 내 활동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하마스의 테러를 독일 거리에서 자축한 팔레스타인 수감자 연대 네트워크 사미돈에 대해서도 활동 금지 조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테러 공격에 대해 마무드 아바스 수반이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명확한 규탄은 어디에 있느냐”며 “그들의 침묵은 부끄럽다”고 말했다. PA는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자치구역에서 통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숄츠 총리는 팔레스타인 지역의 개발 협력 사업은 모두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숄츠 총리는 “우리의 인도주의적 지원은 전체 인구의 과반, 특히 가자지구에 있는 이들에게 생존을 위한 기초적 물품을 제공한다”며 “반면 하마스는 그들에게 가난과 고통만 제공할 뿐”이라고 맹비난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