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총선 위기감’ 확산… 비윤 “한마디로 尹의 패배” [與 보선 참패 후폭풍]
싸늘한 수도권 민심 확인… 자성 목소리
주류·비주류없이 국정기조 변화 요구
“대통령에 끌려가는 당·정관계 정상화”
“일개 구청장 선거” 확대 해석 경계도
이준석 “더 비루한 사리사욕 등장할 것”
여권 위기론 인정… 국정운영 점검 예고
尹, 장진호전투 기념사 ‘이념’ 발언 자제
대여 공세 ‘고삐’… 일부 ‘낙관론’ 경계도
최근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린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17%포인트 차로 참패한 국민의힘에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내년 총선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하면서 당내 주류와 비주류를 가리지 않고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책임론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선거 다음 날인 12일 당내에서는 보선 원인의 장본인이었던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공천하고, 대선급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려 당력을 집중하고도 패한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당보다 대통령실의 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많았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선거는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을 기본으로 한다. 대통령의 국정기조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배타적 리더십과 민생보다 이념을 앞세운 정책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영남권 중진 의원도 “대통령에게 끌려가는 당·정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며 “당도 탕평책을 통해 그동안 소외된 목소리를 끌어안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런 가운데 비윤(비윤석열)계는 윤 대통령 책임론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한마디로 윤 대통령의 패배다.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에게 앞으로 총선까지 남은 선택은 두 가지”라며 “하나는 총선에 지더라도 윤 대통령 1인 독재 정당, 사당으로 계속 가겠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철저하게 반성하고 당에 대해 가했던 통제, 용산과 여당 사이 수직적 당정 관계를 포기하겠다고 하면 총선 승리 가망성이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2020년 4월 총선에서 보수대결집으로 패배한 이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거쳐 대선과 지선을 거쳐 쌓아 올린 자산이 완벽하게 리셋됐다”며 “이제부터 실패한 체제를 계속 끌고 나가려는 더 크고 더 비루한 사리사욕이 등장할 것”이라고 적었다.
◆대통령실 “선거 결과 엄중하게 수용”
대통령실에선 강서구가 전통적으로 야권 우세 지역인 만큼 패배 자체가 놀랍지는 않지만, 생각보다 격차가 커진 점에서 ‘적신호’라는 걸 인정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번 선거는 지역 선거가 아니라 전국구 선거로 프레임이 바뀌어버렸다”며 “(그런 선거에서) 이렇게 충격파가 왔는데도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 이걸 토대로 얼마나 바뀌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앞으로 점점 더 이대로는 안 된다며 변화를 주문하는 보고서가 내부적으로 많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힘 받은 野 “총리 해임·한동훈 파면” 맹공
민주당은 이날 김은경혁신위원회가 제시한 혁신안을 이행해달라는 청원에 “‘김은경혁신위’에서 제시한 혁신안도 변화와 혁신을 이뤄가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라고 답했다. 보궐선거 승리와 함께 공식 답변이 게시되면서 친명(친이재명)계의 입김은 갈수록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총선이 6개월이나 남은 시점에서 강공 일변도의 전략을 구사하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국민들이) 저기(국민의힘)에다가 일단 먼저 대걸레로 때려준 거지 우리가 잘해가지고 안 때린 게 아니다”고 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윤석열정부를 평가하고 싶은 사람들이 대거 투표장에 간 것”이라며 “민주당에 표를 몰아준 것은 윤석열정부를 제대로 견제하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유지혜·김병관·이현미·곽은산·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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