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의장 “북한 침공 땐 하마스식 기습 관측”

구현모 2023. 10. 1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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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9·19 남북 군사합의로 우리 군의 감시 범위가 제약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12일 합참을 상대로 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9·19 합의로 우리 정찰기 활동이 축소된 것 아니냐'는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의 질문에 "군사합의로 인해 비행금지 구역 설정 때문에 감시 범위가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제약을 받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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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위 합참 국감
“9·19합의로 軍 감시범위 제약
“비행금지구역·GP 철수로 취약”
野 “軍, 합의 당시 영향 미미 판단
이제와 효력 정지 땐 도발 명분 줘”
김승겸 “긴장 완화 위해 감수한 것
北 위협 보면 그럴 필요 있나 의문”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9·19 남북 군사합의로 우리 군의 감시 범위가 제약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이스라엘 방어망이 뚫린 뒤 9·19 합의 효력 정지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 의장은 12일 합참을 상대로 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9·19 합의로 우리 정찰기 활동이 축소된 것 아니냐’는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의 질문에 “군사합의로 인해 비행금지 구역 설정 때문에 감시 범위가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제약을 받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를 철수한 것에 대해서는 “감시 사각지대 취약점을 근본적으로 안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12일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합동참모본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것에 대해 김 의장은 북한이 침공한다면 이와 유사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대표적인 것이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었고 이스라엘의 정보·감시·정찰이 부족했다”면서 “다양하고 여러 기만적인 수단·방법을 통해서 초기에 (하마스가) 기습에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정보전 실패 원인에 대해서는 “과학화 체계에 대한 과신”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사례를 통해 감시·정찰의 중요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9·19 합의가 이를 제한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신원식 국방부 장관도 9·19 합의의 효력 정지를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신 장관은 지난 10일 “우리가 정찰·감시 자산으로 (북한군 동향을) 보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도발 여부를 안다”며 “이스라엘이 항공비행(정찰·감시 자산)을 통해 무인기를 띄워서 계속 감시했다면 그렇게 안 당했으리라 본다”고 말했는데 이 또한 9·19 합의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에서는 군의 판단이 9·19 합의 체결 당시와 달라진 점을 따졌다. 당시에는 감시 역량의 제한이 없다고 한 군이 이제 와서 입장을 바꾼 이유를 캐물은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9·19 군사합의 당시 우리 군이 단독으로 한 것이 아니고 유엔군사령부, 한미연합사령부와 다 논의했고 당시 군사적 영향이 미미하다고 판단했다”며 “9·19 군사합의의 효력을 정지하면 오히려 북한에 도발 명분을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12일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 청사에서 국회 국방위원회 합동참모본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뉴스1
이에 김 의장은 “군 입장에서는 전투력 운영에 있어 제한 상황이 없을수록 좋다. 그게 기본”이라고 말했다. 군사합의 체결 당시의 판단에 대해서는 “당시 접경지역에서의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해 이 정도까지는 가능할 수 있겠다는 판단을 가지고 정책적인 결정을 한 것”이라며 “현재 9·19 합의의 효과와 달성 목적, 북한의 근본적인 위협의 변화를 보면 과연 무엇 때문에 우리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지, 감수하는 게 타당한지 의문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당 의원들은 9·19 합의가 북한에 대한 우리의 대응 역량을 떨어뜨린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은 “(9·19 군사합의로) 군사분계선(MDL) 5㎞ 안에서는 포 사격 훈련 및 연대급 이상 훈련을 못 한다. 백령도에 있는 해병대가 해상 기동훈련을 하려면 포천까지 이동해야 한다. 백령도에서 포 사격하기 위해 이탈한 것 아닌가. 안보 공백이 발생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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