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활비로 격려금…지침 위반 확인”
시민단체·공동취재단, 고양지청 5년치 사용 내역 전수조사
‘수사활동 지원’ 명목 부당 집행도…3건 제외 모두 현금으로
검찰이 기밀 수사나 정보활동에 쓰여야 할 특수활동비를 검사들에게 포상금·격려금으로 지급하거나 업무용 휴대전화 요금으로 쓰는 등 오·남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선 검찰청에서도 이 같은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특활비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시민·언론단체는 대검찰청을 상대로 법원의 특활비 공개 판결을 이행하라며 서울행정법원에 간접강제를 신청하고 행정소송도 추가로 제기했다.
‘세금도둑잡아라’ 등 시민단체 3곳과 뉴스타파 등 6개 언론사로 구성된 ‘검찰 예산 검증 공동취재단’(취재단)은 12일 서울 중구 뉴스타파함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서 사용한 2017년 9월부터 2023년 4월까지 5년8개월간 특활비 내역 전수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특정 검찰청에서 사용한 특활비 내역을 전수조사해 그 결과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양지청도 타 검찰청과 마찬가지로 특활비 집행 명목과 수령인 등을 테이프나 먹지로 가린 채 제출했지만, 취재단은 그래픽과 상세 판독 작업 등을 거쳐 해당 기간 전체 특활비 지출 내역 869건 가운데 761건을 판독했다고 밝혔다.
취재단에 따르면 고양지청에서도 특활비 유용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검사들에게 격려금 목적으로 지급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고양지청은 2018년 1월22일 ‘자유형 미집행자 검거 우수사례 대검 격려’ ‘편취사범 검거 우수사례’ 명목으로 각각 50만원을 지급했다. 2017년 9월16일에도 대검 우수 수사사건 포상 명목으로 100만원이 지급됐다. 인천지검 부천지청에서도 유사한 특활비 오·남용 사례가 확인됐다. 부천지청은 2021년 10월18일 ‘국정감사를 우수하게 했다’는 이유로 검사·직원에게 50만원과 30만원을 특활비에서 지급했다고 한다.
취재단은 이 같은 특활비 지급은 기획재정부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위배된다고 했다. 이 지침에 따르면 격려금은 특활비가 아닌 기타운영비로 분류되기 때문에 특활비에서 지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하승수 변호사는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특활비 용도를 완전하게 벗어난 부정 사용 사례”라며 “특활비에서 임의로 격려금 또는 포상금을 지급하는 것은 기재부 지침을 위반한 것”이라고 했다.
취재단은 고양지청 특활비 내역에서 ‘부서별 나눠 먹기’ 사례도 확인됐다고 했다. 2018년 8월23일 특활비 지출 내역을 보면, 차장검사의 ‘수사지휘 업무 및 수사활동 지원’ 명목으로 100만원 1건, ‘공안사건·환경범죄·마약범죄·조세범죄’ 각각의 수사활동 지원 목적으로 50만원씩 4건이 지급됐다.
취재단은 이날 대검찰청을 상대로 자료 공개를 위한 간접강제를 신청하고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대검은 특활비 오·남용 의혹 제기에 대해 “수사 경비를 특수활동비로 보전하여 집행하는 과정에서 ‘격려’ ‘포상’이라는 관행적 표현이 사용되는 경우가 일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은) 정부 지침에 따라 특수활동비를 집행하고 있다”고 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명태균 “윤 대통령 지방 가면 (나는) 지 마누라(김건희)에게 간다”
-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성남 땅 ‘차명투자’ 27억원 과징금 대법서 확정
- [단독] 허정무,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선언한다
- 최민희 “비명계 움직이면 당원들과 함께 죽일 것”
- [단독] 명태균씨 지인 가족 창원산단 부지 ‘사전 매입’
- “김치도 못먹겠네”… 4인 가족 김장비용 지난해보다 10%↑
- 4000명 들어간 광산 봉쇄하고, 식량 끊었다…남아공 불법 채굴 소탕책 논란
- 순식간에 LA 고속도로가 눈앞에···499만원짜리 애플 ‘비전 프로’ 써보니
- 체중·혈압 갑자기 오르내린다면··· 호르몬 조절하는 ‘이곳’ 문제일 수도
- “한강 프러포즈는 여기서”…입소문 타고 3년 만에 방문객 10배 뛴 이곳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