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한 이스라엘 대사 "하마스와의 전쟁, 8주 안에 끝낼 것"
"작전 아닌 전쟁…돌이킬 수 없는 최종 상태 목표"
인질·인도주의 지적엔 "어려운 문제…국제법 존중"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이건 군사작전이 아닌 전쟁입니다. 우리는 하마스 완전 제거를 목표로 최대 8주 안에 전쟁을 끝낼 겁니다."
12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이스라엘대사관 집무실에서 만난 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 대사는 이번 전쟁을 군사작전이나 분쟁이 아닌 '전쟁'이라고 명명했다. 열린 결말을 염두에 둔 군사작전과 달리, 전쟁은 '돌이킬 수 없는 최종 상태(finality)'를 목표로 한다는 설명이다. 물론 그 목표는 하마스의 완전한 근절이다.
토르 대사는 "역사적으로 이스라엘의 전쟁은 매우 짧았다"며 "일부 전문가들이 이번 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했지만, 내가 보기엔 한 달 내지 최대 8주면 충분하다"고 확신했다. 자신감의 근거를 묻자 그는 "전력 차"라며, 하마스보다 월등한 군사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쟁이 7일 차에 접어드는 가운데 양측 사망자는 총 240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방위군(IDF)과 예비군 30만명이 가자 지구를 둘러싸면서 지상전 개시가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에 대해 토르 대사는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면서도, 지상군 투입은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지상전이 전개되면 큰 파괴를 가져올 것이고,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지상군 투입이 미뤄지는 데에는 가자 지구에 억류된 인질도 고려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마스는 미국인을 포함해 인질 150명 가량을 붙잡고 있으며, 이스라엘이 예고 없이 공격할 때마다 인질을 처형해 공개하겠다고 협박한 상태다.
토르 대사는 "가자 지구 인명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며, 이곳에 억류돼 있는 인질 문제도 있다"며 "여기에 대해선 내가 답을 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인질과 포로 맞교환 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 논할 사안이 아니다.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맞다"라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이집트, 튀르키예 등이 중재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이건 끝을 봐야 하는 전쟁이다. 중재나 협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 9일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 '완전한 봉쇄'에 나서면서 주민들은 식량, 물, 전기 공급이 끊긴 상태다. 이를 두고 국제사회에선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토르 대사는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하고 있다면서도 "가자 지구 봉쇄는 살상없이(non-lethal)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압박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가자 지구에서 기아 같은 비극이 발생하게 두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자 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유일한 탈출로인 '라파 통행로'가 이스라엘 공습 이후 봉쇄된 데 대해선 "통로를 막고 있는 건 이집트"라고 강조했다. 또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 도심 지역을 공격하고 있다며, 민간인들은 남부 농업 지역으로 대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사회는 확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란이 이번 공격을 사전 승인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란이 직접 개입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전쟁은 이란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란이 직접 연루됐다는 증거는 없지만, 하마스의 무장 자금을 지원해 온 만큼 광의에서 공격에 연루된 것이라는 게 미국의 시각이다.
토르 대사도 이 같은 평가에 동의하며 "이란은 하마스의 아주 강한 군사적, 정치적 지지국이다"라고 했다. 또 "서로 종파는 다르지만, 이스라엘을 파괴한다는 점에서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란은 시아파 종주국이고, 하마스는 수니파 무장단체다.
영원한 해법을 찾을 순 없냐는 질문에 토르 대사는 "한반도는 찾을 수 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의 모든 요구를 들어줄 수는 없다. 이스라엘 정부는 독립국가로 인정해달라는 팔레스타인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매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토르 대사는 지난 11일 윤석열 대통령이 하마스 공격을 '테러 행위'라고 규정한 점을 언급하며 "한국 정부의 강한 지원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에 보내는 공감이 몇 달 후에는 줄어들 것이라며 "국제법 테두리 안에서 우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많은 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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