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제네시스의 자존심 'G90', 품질 좋아졌지만 아쉬움도

박찬규 기자 2023. 10. 13.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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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의 플래그십 모델 G90
-화려한 기능으로 무장, 한국적인 럭셔리를 표현
-완숙미는 업그레이드 중… 헤리티지는 시간 필요
제네시스 2023 G90 /사진=박찬규 기자
화려하다. 'G90'(지나인티)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이끄는 최상위 모델답게 차에 타는 순간부터 내릴 때까지 온갖 첨단 안전 및 편의품목들이 탑승자를 반긴다. 탄탄한 기본기와 세련된 스타일을 갖춘 '2023 G90'를 시승했다.


묵직한 가속감, 경쾌한 핸들링


가속감은 묵직하면서도 부드럽다. 고급 대형세단인 만큼 거칠지 않으면서도 강한 힘을 꾸준히 뿜어낸다.

제네시스 '2023 G90'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하고, 다양한 품목을 기본화해 상품성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가솔린 3.5 터보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e-S/C) 엔진은 기존 롱휠베이스 모델에만 탑재됐었다.

이 엔진은 낮은 엔진 회전(rpm) 영역대에서 모터를 통해 압축한 공기를 한 번 더 압축해 공급함으로써 3.5 터보 엔진 대비 최대 토크 시점을 앞당겨 저·중속에서의 가속 응답성을 높였다.
제네시스 2023 G90 엔진룸 /사진=박찬규 기자
묵직하고 부드러운 가속과 달리 핸들링은 경쾌했다. 차체가 큼에도 다루기가 쉽다. G90에 적용된 능동형 후륜 조향(RWS, Rear Wheel Steering) 기능 덕분이다. 저속에서는 앞바퀴와 반대방향으로 뒷바퀴가 4도 꺾이고, 고속에서는 같은 방향으로 2도까지 움직인다.
앞바퀴와 뒷바퀴가 다른 방향으로 꺾이면 휠베이스(축간거리)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어서 주차장이나 좁은 골목에서 마치 소형차를 모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유턴할 때도 도움이 된다.

반대로 고속주행 상황에서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며 휠베이스가 늘어난 것 같은 효과를 준다. 차체 앞-뒤가 따로 놀지 않고 한 덩어리처럼 움직인다. 운전자는 차를 다루기가 쉬워지며 뒷좌석 탑승자는 흔들림이 줄어드니 편안함이 배가된다.

플래그십 세단답게 정숙성도 뛰어났다. 차체 곳곳에 흡음재와 차음재를 적절히 배치하는 건 물론, 소음 저감 기술인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ANC-R)도 적용했다. 노면으로부터 발생하는 소음의 반대 위상 주파수를 스피커로 송출해 주행 중 실내 정숙성을 높여준다.

모든 좌석의 유리를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적용한 것도 정숙성 향상에 도움을 준다.


똑똑해진 제네시스 G90


제네시스 2023 G90 /사진=박찬규 기자
제네시스는 G90에는 차에 타는 순간부터 탑승하는 순간부터 내리는 순간까지 새로운 자동화 경험을 제공한다고 자신한다.

운전자가 스마트키를 지닌 채 차에 다가가면 도어 속에 숨겨진 손잡이가 튀어나온다. 차에 탄 뒤 버튼을 누르면 열려있던 문은 자동으로 닫힌다. 차에서 내릴 때는 자동으로 완전히 열리진 않는다. 주차장에서 옆차와 사고가 날 수 있어서다.

오토 클로징 기능 버튼은 센터 콘솔(앞좌석), 암레스트(뒷좌석), 도어트림(전좌석) 등 손이 닿기 편한 곳에 있다.
제네시스 2023 G90는 오토클로징 버튼이 있다. /사진=박찬규 기자
차에서 내린 뒤에 문을 닫는 것도 편했다. 외부 문 손잡이 스위치를 터치하거나 차 리모콘 잠금 버튼을 3초 이상 누르면 자동으로 닫힌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도 편리했다. 차로 중간을 유지하면서 주변 교통 흐름에 맞춰 주행할 수 있다. G90에는 '직접식 그립 감지 시스템'(HOD)이 적용돼 운전자가 운전대를 쥐었는지 여부를 판단, 차 스스로 정확한 상황에 맞춰 경고할 수 있다.

운전석 헤드레스트에는 스피커를 탑재, 운전자에게만 안내음과 경고음을 들려주는데 이는 뒷좌석 승객의 편안함을 높이기 위한 아이디어다.


제네시스식 럭셔리... 헤리티지는 시간 더 지나야


제네시스 2023 G90 /사진=박찬규 기자
제네시스 브랜드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표방한다. 프리미엄은 다른 이가 인정해주는 가치다. 스스로 격을 높일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런 면에서 제네시스는 세계적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로 조금씩 자리 잡아 가는 중으로 볼 수 있다. 누군가 제네시스 차종을 산다면 예전과 달리 "왜 사느냐"고 묻지 않는다. 비교대상에 오른 모델도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 차다.

제네시스는 10년도 채 되지 않은 브랜드 역사를 뛰어넘어 100년 넘게 럭셔리카를 만들어온 브랜드들과 경쟁해야 한다. 한국적인 럭셔리, 제네시스만의 프리미엄 철학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지만 그런 철학이 이어져서 '헤리티지'로 인정받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기본기는 분명 과거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미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섰더라도 화려함으로 본질을 가리는 건 한계가 있다. 비슷한 급의 차종을 탔을 때 느껴지는 특유의 압도적인 승차감을 구현해 내는 건 과제다. 다음 세대엔 어떤 진화를 이룰지 기대된다.
제네시스 2023 G90 /사진=박찬규 기자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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