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병가' 핑계 안통했다…점수 조작 재개발조합 임원 벌금형

입찰가 낮추고 평가점수 2점 상향해 낙찰자로 결정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점수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특정 업체를 아파트 현관 중문 시공업체 낙찰자로 결정한 주택재개발정비조합 관계자들이 벌금형을 받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12단독 허명산 부장판사는 입찰방해 혐의로 기소된 전 조합장 정모씨(78), 전 총무이사 송모씨(72), 전 관리이사 이모씨(81)에게 각각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들은 2020년 7월 이사회 결의에서 입찰에 참여한 A사의 평가점수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최종 낙찰되도록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송씨는 이사회 결의에 따라 작성된 배점표를 조합 사무실 컴퓨터를 이용해 임의로 수정해 A사의 입찰가를 6억7560만원에서 6억7550만원으로 조정하고 입찰 금액 항목 평가점수를 2점 상향했다.

이후 대의원 회의에서 수정된 배점표에 따라 A사가 낙찰됐다.

이씨는 이사회 결의 이후 약 일주일간 파킨슨병으로 병가를 냈기 때문에 배점표 수정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씨는 주장과 달리 이사회 회의에 참석해 'A사가 이미 중문 설치 공사를 개시했으니 절차상 적법성 확보를 위한 방법을 같이 논의하자'고 이끌었다"며 "배점표 수정이 피고인 사이에서 사전에 사실상 승낙된 방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직접 취한 이득은 없지만 A사에 상당한 수익을 얻게 하고 조합에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