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시공에 우는 ‘안산 마리나큐브’…“하자투성이, 못 살겠다” [현장, 그곳&]

구재원 기자 2023. 10. 13.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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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워터프론트 시티 홍보 무색
완공 1년도 안 돼 누수·화재·진드기 득실
수분양자, 수개월째 부실시공 대책 호소
12일 오전 안산시 단원구 성곡동 마리나큐브(생활형 숙박시설) 분리수거장 대리석 재질의 외벽에 지난 8월 담뱃불에 의해 화재가 발생하면서 그을렸던 흔적이 선명히 남아 있는 가운데 여전히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는 등 화재 예방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기현기자

 

“해양·레저·관광·주거·상업이 동시에 어우러진 국내 유일무이 워터프론트 시티를 경험해보세요.”

시화 MTV와 반달섬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생활형 숙박시설이라며 대대적인 홍보를 펼쳤던 안산 마리나큐브가 부실시공 및 관리 미흡으로 수분양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호실 누수 및 주차장 배수 불량 등 부실시공에 따른 문제가 빚어지고 있는 데다 화재 후 안전조치까지 미흡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오전 9시께 안산시 단원구 성곡동 마리나큐브(생활형 숙박시설) 분리수거장 대리석 재질의 외벽에는 지난 8월 담뱃불에 의해 화재가 발생하면서 그을렸던 흔적이 선명히 남아 있었다.

당시 인근에 무분별하게 버려진 쓰레기가 함께 타며 자칫 대형 화재로 번질 뻔한 상황이었지만 이날도 여전히 분리수거함이 아닌 곳에 걸쳐 종이박스와 플라스틱 물병, 콜라 캔, 소파 등이 30여m에 걸쳐 나뒹굴고 있었다. 한차례 화재사고를 겪은 후 2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 쓰레기 정리 등 화재 예방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안산시 단원구 성곡동 마리나큐브(생활형 숙박시설) 내부 누수로 한 호실의 천장이 젖어있는 모습. 독자 제공

더 큰 문제는 건물 내부 상황이었다. 수분양자 A씨는 올해 여름 창가 쪽 천장에서 물이 새는 피해를 입었다. 시도 때도 없이 물방울이 뚝뚝 흘러내려 바닥이 흥건해질 정도였다.

누수 피해는 주차장에서도 이어졌다. 비만 내렸다 하면 천장과 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빗물로 바닥이 금세 물바다로 변했고, 결국 가뜩이나 협소한 주차장에 주차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잦아졌다.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수분양자 B씨는 최근 방바닥과 벽 등에서 진드기 50여마리를 발견하기도 했다. 이후 자체적으로 살충제를 살포하고 있으나 진드기가 계속 발생하는 등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A씨는 “이게 지어진 지 1년도 안 된 건물이라니 믿기지 않는다”며 “시공사와 관리실에 지속 민원을 제기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안산시 단원구 성곡동 마리나큐브(생활형 숙박시설) 한 호실의 바닥과 벽 등에 진드기 50여마리가 기어다니고 있는 모습. 독자 제공

이날 안산시 등에 따르면 ㈜태룡건설은 2021년 4월7일 성곡동 838-7번지 일대(대지면적 2천4㎡)에 연면적 2만2천749㎡ 규모(지하 1층~지상 28층)의 마리나큐브(생활형 숙박시설)를 착공, 올해 2월27일 완공했다.

그런데 입주 후 호실 및 주차장 누수와 화재, 진드기 등의 각종 문제가 잇따랐고 수분양자들은 시공사와 관리실에 대책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태룡건설 관계자는 “현재 누수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호실을 파악하고, 대처 중”이라며 “이후에도 같은 피해가 반복될 경우 지속 보수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마리나큐브 관리 주체인 디플러스프라퍼티 관계자는 “분리수거장 정비 등 화재 안전 조치를 취하고 있고, 진드기 방재 작업도 벌이며 원인을 찾고 있다”며 “또 시공사에 지속 공문을 보내는 등 누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구재원 기자 kjw9919@kyeonggi.com
김기현 기자 fact@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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