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본원보다 24배 큰 연구원 분원 수도권에 조성… 포항시와 '2차 갈등'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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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의 연구개발을 책임지는 미래기술연구원(미래연)이 경기 성남시에 부지 면적 5만5,811㎡의 분원 건설을 추진하자, 본원이 있는 경북 포항시와 지역 정치권, 시민단체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미래연의 성남시 분원 건립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까지 채택한 포항시의회와 국민의힘 포항남ㆍ울릉 김병욱 국회의원도 "포스코의 핵심 인력을 수도권에 집중시키는 것은 포항을 비롯한 지방에 대한 역차별이자 지방시대의 기치를 내건 윤석열 정부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격앙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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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우수 인력 영입 위한 불가피한 선택"
포스코그룹의 연구개발을 책임지는 미래기술연구원(미래연)이 경기 성남시에 부지 면적 5만5,811㎡의 분원 건설을 추진하자, 본원이 있는 경북 포항시와 지역 정치권, 시민단체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본원보다 분원 면적이 24배나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포스코가 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를 서울에 두려다 포항시의 거센 항의로 철회하며 가라앉았던 양측 갈등이 이번 일로 재현될 조짐이다.
12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포스코홀딩스 미래연은 전날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위례 4차산업 클러스터 부지 입주기업 공개모집에 단독 응찰했다. 해당 부지는 두 필지로, 면적은 축구장 8개를 합친 것과 같은 크기다. 입찰가는 5,3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연은 앞서 지난 7월 공모에도 신청서를 접수했다. 그러나 단독 입찰로 절차상 자동 유찰됐다. 이번 재공모는 홀로 응찰하더라도 유찰되지 않고 심사를 거쳐 계약할 수 있어, 미래연 희망대로 분원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식을 접한 포항시는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미래연이 지난 4월 포항시 남구 효자동에 문을 연 본원보다 성남시에 조성하는 분원이 24배나 크기 때문이다. 미래연 본원은 포스코가 1987년 연구기관으로 설립한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건물 일부인 면적 2,283㎡를 리모델링해 사용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13일 미래연 본원을 직접 찾아 항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시 관계자는 “지난 8월에도 미래연 원장에게 성남시로 가는 것을 재고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했고, 부지가 필요하다면 시가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도 결국 수도권행을 택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미래연의 성남시 분원 건립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까지 채택한 포항시의회와 국민의힘 포항남ㆍ울릉 김병욱 국회의원도 “포스코의 핵심 인력을 수도권에 집중시키는 것은 포항을 비롯한 지방에 대한 역차별이자 지방시대의 기치를 내건 윤석열 정부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격앙된 분위기다.
반면, 포스코그룹은 국내ㆍ외 우수한 과학자 영입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수도권이 아니면 인재를 데려오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우수 과학자를 영입해 그룹 차원에서 미래기술연구 성과를 창출하고 신성장 사업을 추진한다면 신규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포항 지역 발전에도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시와 포스코그룹의 대립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포스코그룹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포스코홀딩스 본사 소재지를 서울에 두려다 포항시민의 반대가 높자 주소지만 서울에 둔 채 소재지는 포항으로 옮겼다. 그러나 미래연 분원의 성남 입주 추진으로 ‘2차 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포스코그룹의 수도권행을 반대해 온 포항지역 시민단체인 ‘최정우 퇴출! 포스코지주사ㆍ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간판만 포항에 두고 인력과 조직을 전부 수도권에 두고는 본사 이전 약속을 지켰다고 주장하는 건 포항시민을 우롱하는 것 아니냐”며 “조만간 집행부 회의를 열어 구체적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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