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서 사망 21·인질 16명… 발칵 뒤집힌 태국, 왜 피해 컸나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키부츠(협동 농장)에서 일하던 태국인 청년 수십 명이 사망하거나 인질로 잡히면서 태국 사회가 슬픔에 빠졌다.
12일 태국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7일 시작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인해 이날까지 집계된 태국인 사망자는 21명, 부상자는 13명이다. 16명은 인질로 잡혔다. 이스라엘을 제외한 국가 가운데 이날까지 22명이 사망한 미국 다음으로 희생자가 많이 나왔다.
현지 언론들은 “향후 태국인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하마스의 공격이 집중된 접경 지역 일대에 머무르던 태국인 노동자만 5000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태국인 티우 나콘펜(25)씨는 11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접경 지역의 한 창고에서 태국인 동료들과 함께 은신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테러리스트들이 사람을 보이는 대로 모두 죽였다. 뉴스에 나온 것보다 훨씬 많은 태국인이 죽었다”고 했다. 태국에 사는 직장인 판 사이판(31)씨는 “이스라엘에 있는 청년들의 메시지와 유가족들 사연이 소셜미디어에 쏟아지면서 나와 주변 사람들이 하루 종일 슬픔에 빠져 있다”고 했다. 태국은 이날 국영 항공사 여객기를 이용해 이스라엘에 있던 태국인 부상자 등 41명을 귀국시키면서 대피 작전을 시작했다. 이날까지 태국 정부와 연락이 닿아 귀국 의사를 밝힌 이들만 5000명 이상이다.
이번에 피해를 입은 태국인 대다수는 생계를 위해 농업 부문 취업 비자를 받아 이스라엘 키부츠에 머무르던 20·30대 청년들이다. 이스라엘은 교육 수준이 높고 해외로 인재 유출이 많아 만성적인 농업·건설 노동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과거에는 팔레스타인 등 중동 지역에서 노동자를 데려와 농장을 운영했지만, 중동 일대에 마찰이 잦아지면서 동남아 노동 인력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슬람이 아닌 불교 국가인 태국 인력을 적극 유치했다. 키부츠 노동 인력의 95% 이상이 외국인 노동자인데, 이 중 다수가 태국인이다. 현재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태국인 노동자는 총 3만명에 달한다.
태국 청년들은 키부츠에서 한 달 평균 1400달러(약 187만원)를 받으며 일한다고 알려졌다. 태국인 평균 소득(월 450달러)의 3배다. 농업 취업 비자 유효 기간은 5년으로, 젊을 때 이스라엘로 건너가 키부츠에서 일해 돈을 모아오는 것이 태국 청년들 사이에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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