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워크아웃’도 곧 사라진다는데…
산업 현장 “안전망 부실” 한숨
코로나로 닫혀 있던 줄도산의 공포가 현실화될 경우 기업이나 소상공인이 의지할 보루는 ‘안전망’이다. 그렇다면 이런 안전망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까.
산업 현장에서는 부실한 안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선 한계 기업들이 가장 크게 의지하는 구조 조정 제도인 ‘워크아웃’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워크아웃 제도는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를 받아 만기 연장과 자금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는 구조 조정 제도다. 신속하고, 절차가 비공개라 ‘낙인 효과’도 적다. 이 제도는 2002년 생겨 지금까지 5차례 연장됐는데, 그 근거가 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 이틀 뒤인 15일 일몰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여야 합의만 되면 연장은 언제든 가능한데, 최근 정치 상황이 여의치 않아 국회정무위에 계류 중”이라고 했다. 이 제도가 사라지면 법원이 주도하는 법정관리(회생 절차)만 남게 된다. 법정관리는 ‘최후의 수단’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고, 수출 기업의 자금줄이 막히고, 오래 걸려 기업들이 선호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이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보다 다양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강소기업이 많은 일본은 지난해부터 중소기업활성화협의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협의회가 제3자의 위치에서 객관적으로 채무 조정과 중소기업 재생을 지원하는데, 각자 사정에 맞게 지원 범위를 선택할 수 있어 유연하다. 또 구조 조정 절차를 대외비로 해 기업이 재개한 뒤 거래처들과 꾸준히 거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미국의 경우 비영리 민간기구인 ‘기업회생협회(Turnaround Management Association)’가 기업회생 컨설턴트, 변호사, 파산관재인 등 구조 조정 전문가를 회원으로 두고 기업 회생과 재생을 지원한다. 전문가가 위기 기업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재생이 가능하면 재생 전략, 재생이 불가능하면 기업 매각 등 출구 전략을 수립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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