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반도체 기금 30조 증액 추진 “TSMC 일본 공장에 8조 더 지원”
일본 정부가 자국 내 반도체 산업 육성에 3조4000억엔(약 30조원)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일본은 이미 반도체 분야에 2조엔의 지원금을 투입했다. 막대한 정부 자금을 계속 쏟아부어 몰락한 반도체 산업을 부활시키겠다는 취지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기시다 내각이 이달 말 발표하는 경제 대책에 최대 3조4000억엔의 반도체 산업 지원금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지원은 이번 경제 대책의 최우선 과제로 꼽혔다. 신문은 “일본 경제산업성은 올해 추가경정 예산안에 이를 반영해 재무성에 요구할 계획”이라고 했다. 추가 지원금은 ‘포스트 5G 정보통신시스템 기반 강화 연구개발기금’ ‘특정반도체 기금’ ‘안정공급확보 지원 기금’ 등 3개 기금에 반영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2~3년 동안 3개 기금을 차례로 신설하고 총 2조엔의 정부 자금을 집어넣었다. 이 중 상당액은 이미 반도체 공장 건설에 집행됐다.
이번 추가 조치의 최대 수혜자는 일본 신생 반도체 기업인 라피더스와 일본에 두 번째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대만의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업체인 TSMC다. 지난해 8월 도요타·소니 등 8개 일본 기업이 합작 설립한 반도체 기업인 라피더스는 이미 일본 정부에서 3300억엔의 보조금을 받았는데, 추가로 6000억엔 정도의 보조금 지원이 거론된다. 라피더스는 2027년부터 대만 TSMC와 한국 삼성전자와 경쟁할 첨단 제품인 2나노(nm·1나노는 10억분의 1m) 반도체를 생산한다는 목표다. 지난달 홋카이도에 있는 인구 10만명의 작은 도시 지토세에서 열린 공장 기공식에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직접 축하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당시 기시다 총리는 “반도체 대국(大國)의 복원을 향해 관·민 협력과 국제 연대를 상징하는 사람들이 이 자리에 모였다”며 “같은 동지(同志) 국가 여러분들과 연계해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업체 ASML, 미국 IBM,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등 외국 기업의 힘을 빌려 일본 반도체 산업을 다시 세우겠다는 뜻이다. 요미우리신문은 “라피더스의 2나노 공장은 총 5조엔의 투자가 필요한 대형 프로젝트”라고 했다.
대만 TSMC가 일본에 지을 두 번째 반도체 공장에는 최대 9000억엔의 보조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일본은 앞서 TSMC가 구마모토현에 건설 중인 제1 공장에 4760억엔을 지원했다. 구마모토 제1 공장의 총 건설비 1조엔 가운데 절반 가까운 금액을 제공한 것이다. 구마모토 공장은 내년 말 본격 가동 예정이다.
일본은 미국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히로시마 공장을 증설하는 데도 1920억엔을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본에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지 않아 일본 정부의 보조금 지원 대상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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