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힘 “수원 5곳 중 4곳 바뀔 수 있다”/보궐 참패, 공천 혁명 외 희망은 없다

경기일보 2023. 10. 13.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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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했다. 17%포인트 넘는 격차로 진 참패다. 민심을 겸허히 듣겠다며 반성 모드에 들어갔다. 김기현 당대표가 “패인을 냉철히 분석하고 총선 승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참패의 현장이 수도권이라는 점에서 충격이 크다. 김 대표는 “상대적으로 우리 당이 약세인 지역과 수도권 등에서 국민들의 마음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도록 맞춤형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패배에 따르는 당연한 반성과 다짐이다.

그런데 이를 접하는 여론은 싸늘하다. ‘아직 정신 못차렸다’는 지적이 많다. 수도권을 ‘상대적으로 약세’라고 전제한 부분이 특히 그렇다. 패배를 본질적 구도의 문제로 돌리는 듯하다. 사실과 맞지 않다. 적어도 2022년 3월 대선 이후 서울은 보수가 압도했다.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후보가 5%포인트 이상 앞섰다.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의 쏠림은 더 커졌다. 25개 구청장 가운데 17곳을 국민의힘이 이겼다. 시장선거에서는 오세훈 후보가 25개 모든 구에서 이겼다.

이번에 패배한 강서구도 구청장과 시장 모두 국민의힘이 이겼었다. 거기서 참패한 것이다. 생생히 기억하는 이 사실을 묘하게 왜곡하는 속내는 뻔하다. 자연스럽게 책임 소재가 감춰졌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한 것도 그렇다. 김 후보자의 부적절성, 처신 등이 영향을 줬을 수는 있다. 하지만 17%포인트 이상의 참패를 그 하나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국정 파행, 이재명 영장 기각, 독선적 인사에 당 지도부 무능 등이 어우러져 나타난 결과다.

이런 보궐 참패와 후속 조처 미흡의 타격은 그대로 경기도가 받게 된다. 경기도는 서울과는 같은 수도권으로 엮을 수 없는 상반된 지형이다. 윤석열 후보가 5%포인트 이긴 그 대선에서도 이재명 후보가 5%포인트 이겼다. 지역 내 많은 언론이 내년 총선은 민주당 승리를 말하고 있다. 여기에 보궐선거까지 참패했다. 총선에 나설 인재 영입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패배 확률 높은 경기도 국민의힘을 누가 선택하겠냐는 현실적 고민이다. 당 지도부의 내적 고민도 이 부분이다.

그래서 요구되는 것이 공천 혁명이다. 공천 혁명이라도 꾀하지 않으면 전멸한다는 절박함이 주는 역설이다. 경기도 사정에 밝은 당 관계자도 같은 주장을 폈다. 공천 혁명을 이뤄내야 경기도에서 압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원 5개 지역구에서 4곳이 바뀔 수 있다’는 얘기로 총선 물갈이 규모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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